[앵커]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K-문학에 대한 세계의 평가는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K-팝이나 영화에 국한됐던 우리나라 예술의 세계화 가능성도 인정받았습니다.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그 의미를 정해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인간, 폭력, 그리고 사랑.
작가 한강이 세계의 공감을 끌어낸 건 주제의 보편성입니다.
여기에 5.18, 4.3 항쟁 같은 특별한 소재의 결합에 세계 문학이 주목했습니다.
보편성과 특수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한강/소설가/지난해 11월 : “설령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고 해도 우리가 인간으로서 공유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강은 보편적 가치를 특유의 서정적 언어로 승화시키고, 원작의 맛을 살린 번역본을 세계 서점에 내놓으면서 한국 문학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꿔 놨습니다.
한림원의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평가가 가능했던 이유입니다.
[오형엽/한국문학평론가협회 회장 : “강렬한 시적 밀도를 가진 그런 서정적인 문체입니다. (원작을) 서구 독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읽힐 수 있게 번역했다는….”]
여성, 아시아라는 변화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한강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들이 서구와 남성이라는 세계 문학의 공고했던 벽을 허물었습니다.
[현기영/작가 : “한강 작가가 한국의 사회 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이제 쓰기 시작했다. (한국의) 인문학적 교양이 어느 수준이다라는 걸 보여주는 게 한강이에요.”]
2000년대부터 고은, 황석영 작가가 후보로 거론되며 한국 문학계의 염원이었던 노벨문학상.
이번 수상의 쾌거를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다지는 변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