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동남아 출장을 마친 후 11일 입을 굳게 다문 채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의 ‘삼성 반도체 위기설이 나오는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반기 인사 계획’에 대한 질문에도 침묵한 채 차량에 탑승했다.
이 회장과 함께 입국한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도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인사 계획과 갤럭시S 시리즈 엑시노스 탑재 등에 대해 “기회가 될 때 다시 말하겠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이라고 잠정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0조7000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특히 비메모리 사업 적자가 이어진 가운데, HBM3E에 대해서는 “주요 고객사의 사업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혀 엔비디아 공급 지연 우려가 확산됐다. 주가는 최근 2거래일 연속 5만원 선에 머물렀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필리핀·싱가포르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필리핀에서는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 사업을 점검하고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방문에서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봤으며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또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고를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