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이 파도친다. 대한민국 본토 최고봉 지리산이니까 가능한 뷰다. 하늘에 그려진 첩첩산중 수묵화. 지리산 천왕봉(해발 1915m) 정상에선 안견이나 정선의 진경산수화 병풍 같은 파노라마가 360도 서라운드로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바로 아래 섬진강이 흐르고 저 멀리 남해 바다와 다도해 섬들까지 보인다.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이 끝없이 끝없이. 우리 선조들이 왜 그런 수묵 산수화를 즐겨 그렸는지 이해할 수 있는 풍광이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지평선을 자주 만난다. 그제서야 우리 국토의 70% 이상이 산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지리산부터 백두산까지, 길이 1400㎞ 백두대간 전체를 종주한 최초이자 유일한 외국인 로저 셰퍼드 기사를 읽고 몹시 부러웠다. 북녘 백두대간을 걸을 수 있게 되는 날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