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가 선정되면서 미국·유럽·일본 등 각국의 주요 매체가 일제히 한국을 주목하고, 최초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이력을 조명했다.
10일(현지 시각) 오후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미국 AP통신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속보로 전하며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위상과 영향력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 수상작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포함한 케이팝(K-pop·한국음악) 그룹의 세계적 인기를 꼽으며 “점점 커지고 있는 케이컬처(K-culture·한국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는 시기에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채식주의자’로 잘 알려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면서 “많은 이들이 올해 유력한 수상자로 중국의 작가 찬쉐를 꼽았는데, 한강의 수상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란 출신의 미국 작가 포로치스타 하크푸르의 과거 ‘채식주의자’ 리뷰를 빌려 “한강은 한국에서 선구자로 칭송받아 마땅하다”는 찬사를 전하기도 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온라인 홈페이지 메인에 한강 작가의 수상을 대서특필하며 “온라인 베팅 사이트의 예상을 뒤엎었다”고 놀라워했다. 호주 작가인 제럴드 머네인, 미국 토머스 핀천, 프랑스 미셸 우엘벡 등 유력 후보 명단에서도 한강의 이름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터라 예상 밖의 수상이라고 감탄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2010년대 이후 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진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았고 일본에서 ‘K-문학’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며 “한강은 그중에서도 보편성과 문학성에서 선두를 달렸다“며 “작품을 통해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를 물어왔다”고 평했다.
도코 고지 와세다대 교수는 NHK 인터뷰를 통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작가로서도,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 출생 한강은 서울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고, 이듬해 소설가로 등단했다.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 ‘흰’ ‘소년이 온다’ 등을 펴냈다. 이상문학상·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맨부커상·메디치 외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