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보복 조치’를 위협한 가운데 이 같은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도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2일 북한 외무성이 전날 대외 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긴급 성명’을 1면에 그대로 게재했다. 이와 함께 관영 라디오 중앙방송도 해당 성명 내용을 전했다.
북한은 전날 긴급 성명을 통해 “한국은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反)공화국 정치 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북한은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여러 차례 비판 담화 등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이를 대내 매체에 보도하지는 않았다.
지난 5월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로 국경 지역에서 대북 전단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담화를 전할 때도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내놓은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것은 북한의 대공 방어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음에도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