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숙 기자]
요즘 저출산으로 정부에서도 다양한 출산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은 한국의 여러 상황이 아이를 키우기엔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기에 아빠가 쓴 육아 관련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여섯 살 아들, 다섯 살 딸 이렇게 3남매를 키우고 있는 아빠가 쓴 육아 에세이다.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 우리 집에도 여섯 살 쌍둥이 손자와 두 살 손자가 있어서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작가는 예전부터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꿈이었단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이유 없이 짜증과 화만 늘어서, 요즘은 부모님 생각에 울컥한다고 서두에 고백한다. 아이들을 키우며 느꼈던 감정과 경험을 나누고 싶어 어쩌다 ‘찐 아빠’가 돼 가는 과정을 썼다고 한다.
아동 심리 전공한 교육복지사, 그런데도 어려운 육아의 세계
작가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아동·청소년 상담심리학을 전공했다. 2009년 졸업 후 지역아동센터 센터장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이돌봄지원사업 전담 인력으로 일했다.
그런데 다행히, 첫아이는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작가는 소위 ‘똥 기저귀’를 갈았던 경험을 이렇게 쓴다.
옛날과는 달리 내가 사는 인천 쪽에서는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 아빠들의 육아를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놀이터나 공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 아빠들의 모습이 예전만큼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일단 우리 집만 해도, 내 아들이 자기 쌍둥이 자녀의 육아를 거의 도맡아시피 하며 잘해내고 있다.
아들은 미혼일 때면 했던 저녁 헬스장에서의 운동 또는 개인적인 취미 활동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를 위해서 일단 나중으로 미루고 있단다. 하지만 그런 걸 포기하고서라도 육아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아들도 별로 속상해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요즘 대부분 가정은 당연히 맞벌이기 때문에 아빠가, 즉 남편이 참여하지 않으면 육아는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 잘 키우려면 필요한 나만의 육아 원칙, 교육 철학
책에는 ‘육아 원칙’ 등 참고할 만한 글이 많다.
작가는 어느 날 블로그에서 오은영 박사의 ‘좋은 부모 십계명’을 소개한 글을 봤다고 한다. 오 박사의 ‘좋은 부모 십계명’을 읽으면서 그동안 해 왔던 육아에 대해 반성이 되었단다.
작가의 경우를 보니, 이렇게 나름의 육아 원칙과 방향을 세우면 일관성 있게 육아를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일관성 있는 육아·교육’은 아동 전문가들이 늘 강조하기도 하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책에서 작가는 ‘좋은 아빠는 좋은 남편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자주 강조한다.
실제로 작가는 세 아이 육아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아내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하고, 주말에는 자신이 요리를 도맡아한다고. 본인도 퇴근 후에는 피곤하지만, 그래도 아내의 전담 마사지사로 활동(?)한다고 한다. 작가의 철학은 이렇다.
책 속, 작가가 아빠로서도 남편으로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할 수만 있다면 어깨를 두드려고 주고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이들을 웃게 해 주자, 먼저 부부가 행복하자
책 <찐아빠의 육아세계>는 교육복지사 아버지가 전문가의 관점에서 세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감정과 일상을 담아낸 육아 에세이다.
더불어 정부에서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 두 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육아시간도 자유롭게, 그리고 아빠들도 육아 휴직을 눈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팍팍 밀어주면 좋겠다. 뉴스를 보니 실제로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 얘기도 종종 나오는 것 같았는데, 현실화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특히, 저출산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실제로 필요한 정책인지 타당성을 정확하게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현실에서 쓸모가 있는,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들이 정책으로 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