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심포지엄서 작품세계 탐구
- 내달 2일 시민 참여 문학콘서트
요산(樂山)을 만나는 계절이 왔다.
2024 제27회 요산김정한문학축전이 오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산 금정구 남산동 요산김정한문학관을 중심으로 여러 장소에서 열린다. 올해 축전을 상징하는 문구는 ‘새로운 진로를 찾는 것이다’이다.
이 문학축전은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부산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유서가 깊고 비중이 높은 예술 축전이다. 부산 정신을 상징하는 문호 요산 김정한(1908~1996) 작가를 기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요산 김정한 선생은 부산 금정구 남산동(당시 동래군 북면 남산리)에서 1908년 태어나 1996년 서구 서대신동에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민주의 작가, 민중의 소설가, 저항과 비판정신의 표상으로 살며 실천했다. 작가정신으로 독재권력에 맞선 조직인 민족문학작가회의(한국작가회의 전신) 초대 회장을 맡은 문인이며 ‘낙동강 파수꾼’으로 불린 생태·생명 보존의 실천가였다. 이런 그를 ‘부산 정신의 상징’으로 꼽는다.
현실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아픔 속에서 공감의 길을 열어나간 후배 작가 한강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탄 직후라 예술가·문학인으로서 비슷한 길을 앞서 개척한 ‘선배 작가’ 요산 김정한 선생의 기분도 좋을 듯하다.
올해 요산김정한문학축전은 지난 12일 치른 예비 행사 격의 요산 김정한 문학기행으로 시작을 알렸다. 올해는 요산이 젊은 날 교편을 잡았던 고장인 경남 남해군이 주요 여정이었다. 남해초등학교·남해3·1독립운동기념비·옛 회나무골목·회나무소원거리·남명초등학교·선구리 포구 등 요산의 남해 시절과 관련이 깊은 장소를 시민과 문학인 등 30여 명이 함께 돌아보았다.
축전이 개막하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경남 양산시 신불산 공원묘지에 있는 요산 김정한 묘소를 참배하고 고유제를 올리기 위해 버스가 금정문화회관 앞을 출발한다. 같은 날 오후 3시 요산김정한문학관 뜰에서 개막식과 개막 공연이 있다. 대회장은 황국명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맡는다. 같은 날(26일) 요산 김정한 백일장이 낮 12시 참가자 접수를 시작으로 대학·일반부, 고등부, 중등부로 나눠 열린다.
오는 30일 ‘요산 김정한 심포지엄: 요산 김정한 문학과 공공성(公共性)’이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 10층 소강당에서 열린다. 오영이(동명대)의 발표 ‘공공성을 상실한 절 아래 마을’(토론 김유진·경성대), 강희철(한국해양대)의 발표 ‘요산과 향파를 통해 본 지역 문학의 실천성과 문학정신’(토론 김도희·동의대), 김영삼(전남대)의 발표 ‘공유지의 사유화와 본원적 축적-김정한의 후기 소설을 중심으로’(토론 김남영·동아대)가 마련된다.
이어 김동규(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 김희영(수필가·백년어서원), 박수정(부산대) 씨가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해 토론을 이어간다. 30일 오후 5시 부산일보사 10층 대강당에서는 요산 김정한 문학상 시상식이 열린다.
주최 측은 심포지엄으로만 끝내지 않고 문학 콘서트를 따로이 마련해 시민 참여 폭을 넓히고자 했다. 오는 11월 2일 오후 3시 요산김정한문학관 강당에서 ‘문학콘서트: 현재 속 과거, 현재 속 미래의 문학을 논하다’가 펼쳐진다. 이 행사에는 초대 작가로 김일지 소설가, 정재운 소설가, 동길산 시인, 김지숙 시인이 나온다. 서정아 소설가와 차보기 시인은 대담자로 나선다.
11월 2일 오후 5시 요산김정한문학관 강당에서는 요산 김정한 창작지원금 수여식이 열린다. 올해는 이병순 소설가와 안민 시인이 요산 김정한 창작지원금 수혜자로 각각 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