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나의 배터리ON] K-배터리, 건식 공정 상용화 도전…가격 경쟁력 열쇠될까

[편집자주] ‘박한나의 배터리ON’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배터리 분야의 질문을 대신 해드리는 코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배터리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다양한 궁금증을 물어보고 낱낱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건식 공정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식 공정이 기존 습식 공정에 비해 전극 제조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으며 전기차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건식 공정’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건식 공정은 기존 습식 공정 대비 전극 제조 비용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어 배터리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빠르게 올해 9월 초 충남 천안에 ‘드라이(Dry) EV’라는 이름의 건식 공정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험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국내 최초입니다.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설정한 만큼 건식 공정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를 넘어 전고체 배터리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분기까지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건식 전극 공정의 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합니다. 양산성을 확보하고 2028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 중인 건식 전극 공정은 입자 크기에 상관없이 음극과 양극 모두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SK온 역시 미국 배터리 제조·장비업체 사쿠와 공동개발계약(JDV)을 맺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쿠가 개발한 3D 프린팅 기술 기반의 건식 전극 공정용 장비인 ‘캐비안’과 SK온의 셀 양산 기술을 결합해 전기차 배터리의 건식 전극 공정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배터리 제조의 첫 단계인 전극 공정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으로 이뤄진 양·음극 활물질을 집전체에 코팅해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국내 3사가 모두 개발 중인 건식 공정은 이 전극 공정에서 활물질을 고체 파우더로 만들어 금속 극판에 코팅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배터리는 활물질에 유기 용매를 섞어 액체 상태인 슬러리로 만들고 이를 극판에 코팅하는 습식 공정을 사용합니다. 습식 공정은 200도 이상인 고열로 극판을 건조해 용매를 회수하는 시스템 설비가 필요하다. 건조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반면 건식 공정은 용매를 건조하고 회수 하는시스템 설비가 필요 없어 설비 투자와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건식 공정이 기존 습식 공정 대비 전극 제조 비용을 17%에서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건조 과정이 없다 보니 생산 속도와 효율도 높일 수 있습니다.

건식 공정이 상용화되면 기존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가격 수준이나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술인 셈입니다.

또 국내 배터리 3사가 건식 공정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배터리 성능 향상에도 이점이 있어서입니다. 보통 전극이 두꺼울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는데, 건식 공정은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의 혼합물이 고체 형태이기 때문에 전극을 두껍게 만들기 용이합니다.

건식 전극 공정에서는 용매 건조 시 발생할 수 있는 도전재와 바이더가 상부로 로 이동하는 마이그레이션 현상이 없어 바인더와 도전재를 균일하게 분포시킬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극재와 음극재의 비율은 높이고, 분리막의 집전체 사용량은 줄여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다만 기술 구현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이 상용화까지 상용화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 주요 원인입니다. 전 세계 어느 배터리 기업도 아직 건식 공정을 상용화해 적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지난 2020년 4680 배터리에 건식 공정을 적용해 배터리 제조 비용을 50% 절감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여전히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2026년까지 건식 공정을 사용하는 4680 배터리 4종을 내놓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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