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경합 주(州)에 배포된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에는 적어도 한 명의 제3당 또는 무소속 후보 이름이 적혀 있다. 이 후보 중 누구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없지만 투표용지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만으로도 주요 정당 후보자의 표를 충분히 빼앗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대표적인 무소속 후보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코넬 웨스트가 있다 이 외에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와 자유당 체이스 올리버 후보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다. 올리버 자유당 후보는 애리조나·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경합 주 전체에 다 이름을 올렸고, 스타인 녹색당 후보 이름도 네바다주를 제외하고 경합 주에 다 올라와 있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 이름은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에 웨스트 후보는 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위스콘신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제3당 후보의 영향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한다. 진보 정치 운동 그룹인 무브온의 전무 이사인 라나 엡팅은 “대선은 소수 주(州)에서 수천 표 차이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며 “제3당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큰 위협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발도스타 주립대 정치학 교수인 버나드 타마스 역시 “대선에서 방해자가 되려면 제3후보는 많은 지지를 받거나 선거가 눈에 띄게 접전이어야 한다”며 “주요 경합 주에서 매우 박빙으로 끝날 수 있다”고 봤다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는 후보는 스타인 녹색당 후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지난 11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스타인 후보를 겨냥한 TV 광고를 공개했다. 이는 제3당 후보를 타깃으로 한 첫 민주당 광고로 “스타인에게 투표하는 것은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스타인 녹색당 후보는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주요 경쟁 지역을 포함해 38개 주에 출마한 상태다.
스타인 녹색당 후보는 지난 2016년 트럼프가 승리했던 대선 당시 위스콘신주에서 3만1072표를 얻었다. 이는 트럼프가 위스콘신주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많이 얻은 표(2만2748표)보다 많다. 이에 민주당 당원은 당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패배한 원인이 스타인 녹색당 후보에 있다고 봤다.
NYT가 법원 기록, 소셜미디어 게시물, 선거자금 제출 기록을 검토한 결과 트럼프 지지자들은 스타인 녹색당 후보가 경합 주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려는 노력을 지지해 왔다. 트럼프는 지난 6월 한 행사에서 스타인 녹색당 후보를 칭송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나는 그녀를 정말 좋아한다”며 “이유를 아나? 그녀는 그들(민주당)에게서 100%를 가져간다”고. 이를 보여주듯 스타인 녹색당 후보는 지난주 민주당이 투표 접근 시스템을 부패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스타인 녹색당 후보는 “설계가 복잡하다”, “이해하지 못하도록 의도했다. 경쟁자를 배제하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