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후 스웨덴 공영 언론과 진행한 첫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친 한승원 작가를 통해 전해진 “기자회견은 안 할 것”이라는 뜻에 대해서는 “뭔가 혼돈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가 최근 스웨덴 공영 SVT 방송과 자택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한강은 “이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나는 평화롭고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통해 한강은 앞서 부친인 한승원 작가를 통해 전해진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무슨 잔치를 하냐. 기자회견은 안 할 것”이라는 입장에 대해서 정정했다. 한강은 “뭔가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날 아침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을 때 아버지는 마을에서 사람들과 큰 잔치를 하려고 했는데 나는 그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큰 잔치는 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나는 조용히 있고 싶다.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생각이어서 잔치를 열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수상소식을 전해 들은 뒤 아들과 함께 ‘소소한 축하’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상 직후 한림원과의) 인터뷰를 할 때 장난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진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들과 함께 캐모마일 차를 마시며 축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의 소설 속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진 역사적 사건에 대해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한강은 현재 집필 중인 소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림원으로부터) 에세이(소감문)를 써야 한다고 연락을 받았다. 바라건대, 이달이나 내달 초까지 지금 쓰는 소설을 마무리하고 난 뒤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은 앞서 지난해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차기작에 대해 “역사적 사건을 다룬 소설은 더는 안 하고 싶다”며 “이젠 봄으로 가는 다음 소설을 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