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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혜란 기자]
벌써 몇 년 전 일이지만 다랑쉬 오름 정상에서 느꼈던 벅찬 감동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만큼 오름에서 내려다본 제주의 풍경은 어떤 말로도 부족할 만큼 멋지고 황홀했다. 그동안 수없이 제주를 찾았으면서도 어떻게 이 멋진 광경을 놓치고야 말았을까.
‘아, 그동안 완전 속고만 살았네.’
그만큼 지금껏 제주의 오름을 모르고 살아온 날들이 억울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제주에서 본 그 어떤 모습보다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그날 이후, 나는 완전히 ‘오름 덕후’가 됬다. 이제는 바다가 아닌 오름의 ‘맛’을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 ‘오름 도장깨기 릴레이’도 계속되고 있다.
다랑쉬, 용눈이, 노꼬매, 따라비, 물영아리 등등 순 한글 말로 이루어진 이름도 무척 귀엽다. 다양한 이름만큼 크기도 모양도 태어난 날도 제각각이며 개성 넘치고 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사실, 이곳은 나에게 조금은 특별하다. 최초로 발도장을 꾹 찍은 곳이자, 오름의 진정한 매력에 눈뜨게 한 고마운 곳이기 때문이다. 다시 찾은 다랑쉬 오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처음 만났던 여름날의 푸릇푸릇함과 싱그러움은 흐릿해졌지만, 그 자리를 눈이 부실 만큼 빛나는 황금빛 억새 밭이 대신하고 있었다.
이곳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오름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트레킹 난이도는 중하, 약 8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가파른 구간이 있지만 산책처럼 즐기기 좋다. 주차장도 잘 되어 있다. 이 가을 제대로 제주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멋진 인생 샷을 남기고 싶다면 오름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