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 전액 삭감에 영화인 7000명 뭉쳤다…“지원 중단 멈춰달라”

“우리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나며 용기와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간 영화계와 정부가 협력해 만들어 온 ‘민관 영화 협치의 역사’ 지우기를 멈춰주세요.”

올해부터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지원 영화제가 40개에서 10개로 줄어들면서 지역 영화제가 폭격을 맞은 가운데, 내년도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 예산까지 전액 삭감되자 영화단체 및 영화인들이 뭉쳤다. 정부는 “심사기준에서 벗어난 영화제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은 커질 전망이다.

김동현 서독제 집행위원장과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 대표 등 ‘지속 가능한 영화생태계를 바라는 영화 창작자 일동’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원 중단을 철회하고, 예산을 복원하라"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엔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괴인’의 이정홍 감독, ‘장손’의 오경민 감독, ‘절해고도’의 김미영 감독, ‘딸에 대하여’ 이미랑 감독 등 17명의 감독이 함께 했다. 아울러 서독제 예산 복구 서명을 위해 영화단체 175개와 영화인·관객 7564명이 함께 한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올해로 50회를 맞은 서독제는 미래 세대 영화인을 발굴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출발이었고, 영화진흥위원회 설립 이후 민관이 협력한 거버넌스의 증거이자 독립영화란 명칭이 영진위에서 최초로 인정된 상징적 사업"이라고 운을 뗐다. 영진위와 한독협이 공동 주최하는 독립영화 대표 축제인 서독제는 1999년 영진위가 민간자율기구로 거듭나며 민관 거버넌스를 구체화한 최초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이 소중한 영화제가 영화계와 어떤 논의도 없이 하루 아침에 예산이 삭감되며 불안정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며 “독립영화의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왔던 서독제가 축소된다면, 그만큼 독립영화의 생태계도 흔들릴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영진위의 영화발전기금 축소 및 영화제 전반의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은 “영진위와 영화발전기금을 통해 젊고 새로운 영화의 도전이 가능했다"며 “최근 잇따른 영화 지원 예산 축소 소식은 영화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화정책의 퇴보는 올해 영진위의 영화제 예산 50% 삭감과 지영영화 예산 전액 삭감으로 진작 예고됐다"며 “명확한 근거와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일방적 영화정책이 한국영화의 가장 약한 고리인 독립·예술영화보다 흔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올해부터 영진위 지원 영화제가 40개에서 10개로 줄어들면서 지역의 작은 영화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 영화인들은 임금을 반납하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지경"이라며 “일방적으로 추진된 정책이 수년간 쌓아 올린 영화 문화의 토대를 허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영화의 미래를 담보하는 단편 영화, 지역 영화, 독립 영화의 유통 배급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국내 개최 영화제 지원 예산을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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