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고체물질 속 액체+고체 특성 지닌 ʹ전자결정 조각ʹ 발견 [세상을 깨우는 발견]

[유창재 기자]

이는 196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유진 위그너가 1934년에 이론적으로 예측한 ‘전자결정’(다른 전문용어로 ‘위그너 결정’) 모델을 90년 만에 실제로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아래 과기정통부)는 17일 김근수 연세대학교 교수(물리학과) 연구팀이 이같이 새로운 전자결정 상태를 발견했다고 알리면서 “현대 물리학의 오랜 난제인 고온초전도체 및 초유체 현상의 비밀을 풀어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의 성과에 대해 “마치 액체결정(액정) 상태와 같은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한 세계 최초의 연구 결과"라며 “관측된 불규칙성은 물질의 점성이 사라지는 초유체의 특징과도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김 교수에 따르면 고체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는데, 그 원자들은 매우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어 움직일 수 없는 반면, 전자들은 서로 밀어내는 힘으로 마치 기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이 때문에 전압을 걸어 전자들의 흐름을 만들어 주면 전류가 발생한다는 것.

또 원자에 붙어 있는 전자들(모든 전자는 아님)은 일부 고체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반도체 기술에서 전기 신호로 활용하는 전류 같은 것들을 간단하게 물질에 전압을 거는 방법을 통해서 쉽게 전자를 이동시킬 수 있기 전기 신호를 발생시킬 수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전자를 결정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면, 고온초전도체(영하 240도 이상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저항이 사라지는 물질)나 초유체(극저온에서 점성이 사라지는 물질)와 같은 난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수십 년간 물리학의 주요 화두가 됐고, 그동안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연구해오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던 와중에 연세대 김 교수 연구팀이 2021년에 ‘알칼리 금속’을 도핑한 물질에서 ‘액체의 성질을 가진 전자 상태’를 발견했고, 당시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됐다.

이후에도 연구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도핑 농도를 조절하는 등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으며, 그 결과로 특정 도핑 농도에서 액체의 성질뿐만 아니라 고체의 성질도 동시에 갖는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바로 이 부분이 사실 ‘고체물리학’ 이론에서 명확하게 풀어내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현대 고체물리학의 가장 중심 화두 중 하나로 ‘전자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 전자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헝가리 출신의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가 1930년대에 이론적으로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나가아 김 교수는 “앞으로 뭔가 고온초전도라든지, 아니면 초유체와 같은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단초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저희의 연구 결과가 전자결정 조각이라는 개념을 통해 만에 하나 고온초전도의 메커니즘의 이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종국에는 임계온도 상승으로 다 이어질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무언가 거대한 흐름의 시발점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태규 한국연구재단 자연과학단장은 “김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2차원 물질 중 하나인) 흑린(Black Phosphorus, 가장 안전한 형태의 물질) 결정에서 알칼리 이온을 집어넣고 그걸 이용해서 전자결정 조각을 만들어 냈고, 여기서 나온 전자결정 조각을 실제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며 “이는 다양한 응용을 할 수 있는데, 초액체, 초유동체, 초전도체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와 기대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식의 탐색과 확장’이라는 기초연구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국내 연구생태계를 더욱 튼튼히 할 수 있도록 내년(2025년) 기초연구 지원 사업을 역대 최고 수준인 2조3400억 원(정부예산(안) 기준, 국회 심의중) 규모로 편성했다"며 “조만간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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