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는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전날인 17일 처분 결과 발표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국감장에서 불기소 이유를 적극 설명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 처분과 관계없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할 경우 야권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늑장 수사로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 레드팀 15명이 반대 입장 의견 제시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1시 50분부터 5시 50분까지 수사팀과 1∼3차장검사, 부장검사, 증권·금융범죄에 밝은 평검사 등 ‘레드팀’(조직 내부에서 반대 입장을 내는 역할을 하는 팀)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사 결과를 논의했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수사팀이 수사 참고자료를 참석자들에게 배포했고,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로 잠정 결론을 내린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를 방조 혐의로도 기소하기 어려운 이유도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레드팀 검사 15명은 불기소 처분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준비한 것과 결정적으로 다른 의견들이 있으면 결론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레드팀 회의 후에도 검찰은 김 여사를 불기소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4년 이상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관계자들을 직접 조사한 수사팀이 내린 결론을 레드팀이 뒤집기는 애초부터 어려운 구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 4년 6개월 내내 잡음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고 수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 여사에 대해선 한 차례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김 여사 대면조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검찰의 갈등설이 불거졌고, 올해 5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원 교체됐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후엔 1심에서 무죄가 난 전주(錢主) 손모 씨에게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올 7월 김 여사를 대면조사했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비공개로 조사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 지검장이 약 10시간 후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면서 ‘총장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이후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를 비공개 조사했고, 전주 91명에 대한 전수 조사도 마쳤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2심에서 손 씨에게 유죄가 선고되자 한 달 넘게 법리 검토를 더 거쳐야 했고, 손 씨와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다르다는 점 등을 감안해 김 여사를 기소할 수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시간을 끌면서 논란을 더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상황을 감안해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총장에게 서면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있지만, 총장이 수사심의위를 소집하는 것 자체가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