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0·16 재·보궐선거에서 정치적 텃밭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이겼다. 취임 후 시험대에 올랐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한숨을 돌리게 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10 총선 당시 불거졌던 호남의 비토론을 완화시킬 기반을 마련했다.
기초지자체장 재·보궐선거의 개표가 완료된 17일 오전 2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61.03%·5만4650표)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김경지 민주당 후보(38.96%·3만4887표)를 22.07%포인트(P)차로 제쳤다.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선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50.97%·1만8576표)가 한연희 민주당 후보(42.12%·1만5351표)에 승리했다.
리더십에 공격을 받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정치적 ‘그립’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부산 금정을 민주당에 내줄 경우 당내 계파는 물론 당정 사이에 패배 책임론을 두고 ‘네탓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선거에 패할 경우 “대통령실 책임”, 친윤(친윤석열)계는 “남 탓"이라며 갈등의 조짐도 보였다.
한 대표는 전날(16일) 선거 승리가 확정된 후 페이스북에 “국민들께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변화하고 쇄신할 기회를 주신 것으로 여긴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주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국민의 뜻대로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며 “저와 당이 먼저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곡성군수 재선거에선 조상래 민주당 후보(55.26%·8706표)가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35.85%·5648표)에게 승리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간 3파전으로 치러진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41.08%·1만2951표)가 이석하 진보당 후보(30.72%·9683표)를 상대로 승리했다.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26.56%·8373표)는 조국 대표의 ‘호남 한달살이’ 등 총력 지원에도 3위에 그쳤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호남 비토론을 완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전남 영광 지역에선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의 팬덤을 극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선거 국면에서는 그 지역 출신인 이 전 대표의 팬덤이 이 대표로 옮겨 가지 않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와 함께 4·10 총선 때 불거진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에 대한 반발도 여전하다는 얘기도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