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각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휴전과 더불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내 구호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안보리에서 이스라엘 입장을 두둔해 온 미국도 ‘구호를 막은 사실이 없다’는 이스라엘을 향해 이스라엘이 입장이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뿌리뽑기 위해 구호품을 막는 ‘굶주림 정책’을 펴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소위 ‘굶주림 정책’은 끔찍하고 받아들일 수 없으며 국제법 및 미국 법에 따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는 자신들이 그런 정책을 펼치고 있지 않으며, 식량과 기타 필수품 공급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이 이 같은 입장 발표에 부합하는지를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달 초부터 가자 북부에 식량이 들어오지 않아 100만 명이 굶주릴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이사국인 한국도 이날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 또는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이 긴급히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지난 주말 가자시티의 유치원 밖에서 놀고 있던 다섯 명의 어린이가 공습으로 숨진 사건은 인간성에 대한 무시를 다시 한번 반복해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가 10월 상순 가자 북부 지구에 식량 반입을 허용하지 않아 이미 절박한 수준이었던 기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충격적인 보고는 인간성 상실의 추가적인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황 대사는 “우리는 현재 이스라엘군(IDF)의 전략이 단기는 물론 장기적인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강조한다”며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전체 세대를 잔인하게 다루고 그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기는 것은 뿌리박힌 원한과 증오를 더욱 악화시켜 미래에 더 많은 폭력과 비극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