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주 성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나 리라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어린이는 식단 제어 등 행동 중재 치료를 받은 어린이보다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자살 시도를 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 소아과학 저널에 따르면 12세에서 18세 사이의 어린이 약 70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해당 약물을 복용하면 1년 동안 자살 위험이 3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된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요 성분으로 알려져있다. 리라글루타이드는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의 주성분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나 리라글루타이드 복용으로 인한 자해 및 자살 시도 사례가 보고된 후 조사를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하다사 대학교 의료 센터 등의 연구자들이 2019년 1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미국 등에 있는 120개 의료 기관의 의료 기록을 조사하며 GLP-1 약물 복용과 자살 위험성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진들은 비만 치료를 위해 GLP-1 약물을 처방받은 청소년의 자살 생각이나 시도율을 식단과 운동과 같은행동 개입을 받은 청소년의 자살 생각이나 시도율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12개월 동안 GLP-1 약물을 복용한 청소년의 1.4%가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을 생각한 반면,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청소년의 2.3%는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 등은 GLP-1 약물이 자살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잠재적 이유를 제시하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노스캐롤라니아주 듀크 대학교 키티 오헤어 박사는 “비만이 있는 청소년과 청년은 다른 사람들보다 우울증, 불안, 섭식 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왔다"며 “청소년의 비만과 우울증 치료를 원할 경우 두 질환 모두에 대한 치료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즉 이 두 질환에 대해 서로 독립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부작용 이상사례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안전성 조치를 추진하기 위한 신속 모니터링 대응반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식약처는"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며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췌장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해당 질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