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ʹ소년ʹ이 나에게도 왔다

[전사랑 기자]

내가 사는 종로구 곳곳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작가가 산다는 종로구 누하동도 활기를 띠었고 곳곳에 한뜻 부푼 얼굴의 사람들이 몰려 어디론가 간다. 그들을 따라가면 왠지 작가의 자택이 나올 것 같다.

소설의 의미에 대해서, 이미지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 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는 다면 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찾을 수도 있겠다. 수상의 기쁨보다 작가가 책을 통해 묻는 질문들 속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각자의 대답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작가가 던지는 무거운 질문의 무게와 함께 살아갈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한다면 너무 낙관적인 걸까.

한강의 소설은 어렵고 힘든 소설이다. 난해하다기보다는 유려한 묘사와 가슴을 꿰뚫는 이미지로 책을 여는 순간 흡입력 있게 독자를 빨아들여, 우리가 마주하고 싶지 않거나 피하고 싶은 그곳에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나에게 오지 못한 소년을 온전히 만나기 위해, 하루를 일부러 비워두고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써진 소설을 안온하게 읽으면서 고통스러웠다고 하기에는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작가가 사실보다 “축소해서” 쓴 인간의 야만과 폭력의 서사를 힘겹게 지나, 숭고하고 아름다운 결정체 같은 소년이 나에게도 왔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년이 어머니를 캄캄한 데서 밝은 곳으로 이끌듯이, 그 소년은 우리를 밝은 곳으로 이끌고 갈 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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