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모달 데이터와 AI의 결합…ʺ국민 건강관리 플랫폼 될 것ʺ

<AI 파도에 올라탄 SW 창업자들>

“국산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진단해주고, 평생 관리까지 도와주는 ‘국민의 건강관리 동반자’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서울 혜화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영 렉스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회사 소개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렉스소프트는 바이오 빅데이터 사이언스 솔루션 기업이다. 라이프로그 등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공급하고 노화·만성질환 진단, 위험도 모니터링 솔루션과 시스템을 공급한다.

◇외국산 프로그램 대체하는 통계 솔루션 개발

렉스소프트는 지난 2018년 8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의료 통계 전공 교수인 원성호 대표와 이성영 CTO가 함께 설립했다. 중앙대학교 통계학과에 재학중이던 이 CTO는 학과 교수였던 원 대표와 함께 통계학 기반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가졌다.

이 CTO는 “당시 국산 통계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며 “외국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을 쓰게 될 경우 요구사항이 빠르게 반영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렉스소프트의 ‘Rex-Pro’(렉스 프로)다. 렉스 프로는 데이터에 최적화된 분석 결과를 제공해주는 반자동화 분석 소프트웨어로, 엑셀에 플러그인으로 설치돼 있어 데이터의 편집과 분석을 쉽게 해준다. SPSS 등 다른 분석 SW에서 제공하지 않는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설계돼 있어, 사전지식 없이도 복잡한 분석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CTO는 렉스 프로 개발과 상용화까지 힘든 점도 많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정보산업연합회과 주관하는 ‘SW마에스트로’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SW마에스트로 과정에서 양질의 인력을 배출하는 만큼, 인력 채용도 고려 중이다.

◇단순 건강 진단표는 NO…기대수명·노화정도까지 보여주는 ‘건강성적표’

이 CTO는 SW마에스트로 과정 등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렉스 프로 기반 ‘건강성적표’를 선보였다.

건강성적표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성적표 형식으로 구성돼 있으며, 건강 검진 데이터나 건강보험공단 등의 자료를 활용해 고객의 건강한 정도, 기대 수명, 노화 정도, 질환 발생 위험도를 성별이나 연령에 따라 맞춤형으로 평가해준다.

렉스소프트는 신뢰도 확보를 위해 건강 성적, 건강 나이, 기대 수명, 장기 점수, 질환 발병 위험도 등 20세부터 80세까지 각 연령대와 성별에 따라 검증된 다양한 통계 예측 모형을 활용해 측정했다. 또한 렉스소프트가 보유한 특허기술을 데이터 전처리 단계에 반영해 예측모형의 타당도를 높였다.

이 CTO는 “일반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으면 ‘건강 상태는 이렇다’ 정도의 정보만 알 수 있다"며 “건강 성적표의 경우 현재 검진 시점의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수검자의 생활습관을 반영해 검진결과, 질환력, 생활습관이 향후 건강과 노화에 미칠 영향까지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성적표는 KMI 한국의학연구소를 비롯해 여러 검진센터에서 받아볼 수 있다.

◇“근거 기반 서비스 제공에 자신…평생 건강관리 파트너 도약 꿈꾼다”

렉스소프트가 속해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든 탓에 차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CTO는 건강성적표는 ‘근거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유사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렉스소프트는 인공지능(AI) 기반 개인건강기록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AI가 내놓은 결과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연구가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서 렉스소프트가 갖는 강점은 생물 통계나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만큼, 근거가 있는 모형으로 분석을 해서 결과를 도출하고 그 결과를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CTO는 렉스소프트의 모든 서비스가 ‘라이프로그 멀티모달 데이터 수집’에서 차별점을 가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질적인 데이터를 모으는 기술과 모아진 기술을 표준화하는 기술이 합쳐져 통합된 데이터를 갖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하기엔 어려운 점도 있다 .

이 CTO는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있다. 결국 회사의 프로그램을 사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는 기업(B2B)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판매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선 개인 고객(B2C)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B2C를 하게 될 경우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성적표라는 잘 할 수 있고 증명 가능한 서비스를 통해 신뢰성을 인정받은 뒤 다음 스텝으로 차근차근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검진·유전체·라이프로그 정보 결합해 종합 서비스 제공할 것”

이 CTO가 생각하는 렉스소프트의 사업 방향은 △데이터사이언스 △디지털 헬스케어 △컨설팅 등 총 3가지다.

그는 “건강검진 이후 건강이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단편적인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을 봐야 한다"며 “AI를 활용해 개인 건강 기록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주는 ‘미리 웰’이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미리 웰은 ‘미리 웰빙’의 줄임말이다.

이어 “의료기관에서 얻은 건강검진 정보와 함께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되는 유전체 정보,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수집이 되는 라이프로그 정보 등 3가지를 합쳐서 개인의 건강정보를 분석하는 데 끝나지 않고, 개인이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W에 자신이 있는 만큼 향후 혈당측정기 등 HW와 연계한 서비스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CTO는 “현재 직원 수는 20명이 넘었으며,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14억원을 달성했다"며 “매출 목표치는 2027년 기준 5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의 건강관리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며 “멀티모달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건강관리 평가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2027년 흑자전환과 함께 상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웰라이프와의 협업에 있어서도 기대가 크다. 대상웰라이프는 지난해 8월 렉스소프트를 인수했다. 인수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토털 건강관리 솔루션’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안전 사이트

See al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