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국감서 성희롱 피해자 울먹이며 진술…ʺ10달 넘었는데도, 기관서 피해자 보호 안 해

“성희롱을 당한 지 열 달이 지났는데도, 기관에선 조사만 반복할 뿐 피해자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신고한 게 후회되고, 원망스러울 뿐이다.”

17일 대전 KAIST 본원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직할 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A연구소의 성희롱 피해자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기관의 사건 은폐 및 종용 등을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이날 피해자는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음성만을 통해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과 이를 방치하고 외면한 기관에 대해 원망을 쏟아냈다.

그는 “10달이 넘었는데도 기관은 한 번도 피해자 편에 서지 않고, 보호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도움을 요청하러 원장과 부원장을 찾아갔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제서야 내가 신고한 것을 후회하게 됐고,‘참고 지냈어야 했나’라며 제 탓을 하기도 했다"며 “기관은 오히려 제가 허위진술과 증거조작을 했다고 협박했고, 새로운 성희롱 사건을 조사한다면 다시 불러 조사하는 등 지금까지 10번 이상 조사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매번 피해 사실을 떠올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술 도중 울먹이며 “피해자 보호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신고 취하를 종용하며 사지로 몰고 있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행위에 대한 증빙서류만 200페이지에 달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고, (성희롱) 사실이 왜곡된 채 직원들에게 소문으로 퍼져갔고, 가해자는 이전보다 더 당당하게 지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는 접었지만, 규정과 절차에 따라 가해자가 행위에 대한 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자리에 어렵게 섰다"고 말했다.

앞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출연연 내에서 괴롭힘, 성희롱, 성폭력 등의 사건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쉽지 않은 어두운 부분의 얘기를 꺼낸다고 질의했다.

이 의원은 용기를 내 오늘 이 자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주신 피해자가 있다고 말한 뒤 “피해자는 새 원장이 취임하고 용기와 희망을 갖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해결되길 바랬지만, 기관 내에서 해결되지 않아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며 “출연연이 뿌리부터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이런 약자들의 아픔을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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