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한강 작가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며 “정확한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내년 상반기 출간을 목표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가 지난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직후 외부 행사에 참석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작가는 올해가 글을 쓴 지 꼭 30년이 된 해라고 언급하며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다.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이 열린 현대아이파크타워 정문 통로에는 취재진 외에도 시민 수십명이 한 작가를 보기 위해 모였다. 전경순씨(52)는 “한강 작가님의 팬이라 혹시 사인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왔다”며 “<채식주의자>를 감명 깊게 읽었고, 노벨상 수상 소식 이후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박인기씨(72)는 “노벨상 수상 소식에 3일 동안 잠을 못 잤다. 세월호 때도 일주일 동안 밥을 못 먹었는데, 그때와는 또 완전히 반대의 감정으로 밥을 못 먹었다”며 “수상 직후, 책을 20권 정도 사서 동네 병원, 지인 집, 우체국 등에 돌려서 함께 읽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 작가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으나, 시민들은 복도의 스피커를 통해 시상식 내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한 작가가 상을 받는 대목에서 시민들은 축하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