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최근 치고 나오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일 선거 유세, 타운홀 미팅, 미디어 인터뷰 등으로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는 그의 돌발적 발언 스타일이 대선 막판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공개된 패트릭 벳-데이비드(PBD)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두고 “그는 전쟁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전쟁의 패배자”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발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젤렌스키는 제가 본 최고의 세일즈맨 중 한 명”이라며 “그가 들어올 때마다 우리(미국)는 그에게 1000억 달러(약 137조 원)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대통령이) 그 전쟁을 선동했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미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전쟁 침략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수사(修辭) 패턴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반복되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저는 전쟁이 멈추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또 지난 15일 출간된 저널리스트 밥 우드워드의 책 『전쟁』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당시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비밀리에 푸틴에게 보냈으며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최소 일곱 차례 통화했다는 내용이 폭로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인터뷰 시작 두세 시간 전 전화를 걸어온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팀 쿡)가 ‘유럽연합(EU)에서 과징금 150억 달러가 부과된 데 이어 또 20억 달러의 과징금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나는 그들이 (과징금을) 미국 기업에 악용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1ㆍ6 의사당 난입 사태에는 “사랑의 날”
대중의 상식과는 다른 트럼프의 정제되지 않은 듯한 화법에 그의 주변 인사들은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고 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측근들은 유세 과정에서 성급하고 산만한 그의 발언 스타일이 격전지에서 불필요하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해리스 “트럼프 가스라이팅에 미국 지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연방 대법원이 지난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한 것을 거론하며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없는 트럼프를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불안정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 프레임을 씌워 유권자들의 경각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어프렌티스’ 홍보담당 “트럼프란 괴물 만들어”
밀러 전 이사는 ‘우리가 괴물을 만들었다: 트럼프는 어프렌티스를 위해 만들어진 TV 판타지였다’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는 마케팅에 성공했지만 트럼프가 성공한 지도자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어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쳤다. 깊이 후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을 강하게 권한다. 나라도, 여러분도 더 나아질 것”이란 권유와 함께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