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과 한, 분열하는 지지층을 그저 보기만 할 건가 [정치에 속지 않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왜 갈등 관계가 됐을까. 갈등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다수 사람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검찰 시절 동지였다. 한 대표는 ‘윤석열 사단’의 대표적 검사였고, 검찰 선후배로서 굵직한 수사에 함께 했다. 선배 검사 윤 대통령은 이끌었고, 후배 검사 한 대표는 동행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압박’의 경험도 공유한 사이다.

하지만 정치에 들어와서는 갈등의 연속이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현안들을 놓고 지난 총선 때 대립이 나타났고, 최근 재보선을 거치면서 대립이 더욱 도드라졌다. 우여곡절 끝에 독대가 잡혔지만 한 대표를 불편해하는 윤 대통령, 윤 대통령을 항해 공개 압박하는 한 대표가 된 거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런 상황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가 영입인사의 한계가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거쳐 바로 대선주자로, 한 대표는 법무장관을 거쳐 바로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돼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 모두 국민의힘 당원이지만 여당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성장한 인물들은 아니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서 보수 지지자들의 지지를 소중히 여기며 성장해온 정치인들이라면 과연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을까.

윤 대통령은 집권여당 내에서 벌어지는 아우성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 한 대표는 초민감 사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모습을 반복하면서 대립 양상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러다 이별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여당 사람들, 여당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고 다시 하나가 되게 하는 길일 거다. 대통령과 여당의 대표가 만나는 것만으로도 안심하라는 신호를 어느 정도 줄 수 있지만, 더 자주 쉽게 만나야 한다. 더 나아가 실제 문제를 해결한 모습을 보여야 안심의 신호가 완성된다. 이런 기본이 갖춰져야 중도층의 긍정적 관심도 받을 수 있다. 보수 분열 속에 윤 대통령도 국민의힘도 지지율 자체가 한가한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이상훈 MB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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