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예년의 서울디자인 축제가 디자인 문화행사였다면 올해는 디자이너·기업 중심의 산업 기반 박람회로 전환해 최신 디자인 제품과 다양한 담론을 통해 동대문과 함께하는 도시축제로 확장되는 원년”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올해로 6회째를 맞는 ‘2024 DDP디자인론칭페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시뿐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초기 과정부터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디자인 제품 론칭 플랫폼으로 ‘세상에 없던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산업 지원 예산을 투입해 올해는 7개 분야 지원사업에 총 47억원을 투자했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이들을 돕기 위해 5명의 큐레이터를 위촉했다. 손동훈(아뜰리에 SOHN 대표), 송봉규(BKID 대표), 이정은(컨트리뷰터스 큐레이터), 김종완(종킴스튜디오 대표), 최지연(한샘R&D본부 홈퍼니싱상품 이사) 등의 큐레이터는 우수한 콘텐트 확보와 질 높은 전시를 위해 제품개발 멘토링은 물론 선정심사 참여, 전시연출 및 공간기획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특히 전시장 초입에 전시된 ‘디자이너와 제조기업 매칭 제품개발 지원’ 분야 ‘베스트디자인’ 선정 제품 3개와 ‘시민상’ 선정 제품 1개가 눈에 띈다. 이는 ‘디자인 아이디어’에 목 마른 제조기업들과 ‘제품 개발 노하우’가 필요한 디자이너들을 매칭해 상품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가진 디자인 제품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올해 3월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자들이 매칭됐고 최종 161팀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그 중 10인의 전문가들이 실물 심사를 통해 ‘베스트디자인’ 3개를 선정했고, 9월 한 달간 온라인 시민투표를 통해 ‘시민상’ 1개가 선정됐다.
이들이 제조기업 쓰리디메이커스와 협업한 ‘모스케이프(Mosscape)’는 심사위원 10인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으로 3D 프린팅으로 만든 이끼용 모듈러 화분이다. 옥수수·감자전분을 이용한 PLA 소재라서 생분해가 가능하다. 미세플라스틱이 남지 않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는 점이 공기청정용 이끼 화분이라는 제품 컨셉트와 잘 맞아떨어진다. 제조기업 트리플에이치랑 협업한 ‘MML(Module Mini Light)’은 적층식 모듈 선반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여러 개를 쌓아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는 모듈형 조명이다.
김난도·조승연 등 참여 디자인 콘퍼런스도 ‘베스트디자인’으로 선정된 또 다른 한 팀 역시 종이를 이용했다. 제조기업 두드와 디자이너 플라잉피쉬스튜디오가 협업한 ‘지관 모듈선반 및 사이드테이블’이다. 종이로 만든 파이프인 지관을 이용해 선반과 스툴을 만들고 여기에 개성 있는 그래픽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장하다 두드 대표는 “디자이너의 개성 넘치는 그래픽이 가구의 매력을 업그레이드시켰다”면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기대했다. 이현아 플라잉피쉬스튜디오 대표는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20년간 패션 상품만 만들어오다가 이번 기회에 생활공간 영역으로 디자인을 확장할 수 있었다”면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유연성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디자인 2024’ 기간에는 이외에도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의 주제전과 김난도 교수, 조승연 작가 등이 참여하는 디자인 콘퍼런스 등이 진행된다. 또 DDP 어울림 광장에선 래코드·SM엔터테인먼트·LG 유플러스 등 14개 기업이 준비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 인터랙티브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