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0회를 맞은 유서깊은 현미경 사진 공모전 ‘니콘 스몰 월드’ 수상작들이 발표됐다. 현미경 속에 담긴 작은 세상도 광활한 우주만큼이나 경이롭다.
올해의 대상은 생쥐의 뇌종양 세포 사진이 차지했다. 세포의 골격을 이루는 세포막의 액틴 섬유(흰색)와 미세소관(녹색), 세포핵(보라색)이 뚜렷이 드러나 있다. 여러 개의 관이 기둥처럼 묶여 있는 미세소관은 세포 형태를 유지하고 물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뼈대 겸 고속도로다.
사진을 찍은 브루노 시스터나 박사(오거스타대 조지아의대)에 따르면 세포 구조를 구성하는 데 필수 단백질인 프로필린1(PFN1)은 미세소관의 주요한 구성 성분이다. 따라서 이 단백질 제대로 합성되지 않으면 신경 퇴행성 질환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세포 손상이 발생한다. 시스터나 박사는 미세소관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법 개발을 위한 기본 연구라고 말했다.
이 한 장의 사진이 탄생하는 데는 3개월에 걸친 인내가 필요했다. 그는 “세포를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염색 과정을 완성하는 데 약 3개월이 걸렸다”며 “5일의 세포 분화 기간을 거친 뒤 약 3시간 동안 지켜보면서 분화된 세포와 분화되지 않은 세포가 상호작용하는 순간을 포착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세포생물학 저널’에 실렸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80개국에서 2100명의 과학자와 사진작가가 사진을 출품했다. 주최 쪽은 심사를 통해 20편의 입상작을 포함해 입선작, 가작을 합쳐 모두 87편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몇편을 골라 소개한다.
그런가 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을 떠올리게 하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사진도 있다.
고사리 줄기의 단면은 웃는 표정을 닮았고, 야자바구미가 앞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 붉은 장갑을 낀 권투선수를 연상시킨다. 물진드기는 만화영화 속의 뿔 달린 어린 도깨비를 보는 듯하다.
이처럼 무작위적이고 모호한 시각적 배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특정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을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변상증)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