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을 겨냥한 욕설 문자와 신상 털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 국민의힘 내에서도 “적절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혼 20주년’ 관련 글을 올렸다. 글에는 “오빠, 20주년 선물로 선거운동 죽도록 시키고 실망시켜서 미안해. 나 힘들 때 잔소리 안 하고 묵묵히 있어줘서 고마워.(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고 적었다.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하기도 한 김 대변인은 당 내에서 대표적인 친한동훈계로 알려졌다.
글을 접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이 시점에 굳이 이런 글을 올리나”,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가 도대체 누구냐” 등의 날선 댓글을 달았다. ‘배 나온 오빠’라는 대목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촉발한 김건희 여사의 ‘무식한 오빠’ 문자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지층은 김 대변인에게 적접 욕설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변인은 19일 추가 글을 올려 “밑도 끝도 없이 ‘영부인 조롱하냐’며 욕설하는 문자가 많이 오고 있”다며 “제 글에 어느 부분이 그렇게 해석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썼다. 이어 “위 글에 대해 화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제 남편뿐”이라고도 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논란이 된 게시물에서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김 대변인의 해명에도 당 내 지적은 이어졌다. 친윤석열계로 알려진 한 의원은 단체대화방에서 “김 대변인의 글은 명백히 의도적인 조롱이며, 대통령과 당대표가 중요한 면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적었다. 또 “야당 대변인도 안 쓸 표현”, “징계가 필요하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사적인 글에 문제 제기를 하며 일을 키우는 상황이 오히려 윤 대통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글도 있었다.
한편, ‘오빠’ 논란은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지난 15일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갈무리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말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즉각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