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리는 의사들…日 의료법인 설명회도 조기 마감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립 중인 국내 의사들이 해외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일본 의료법인 도쿠슈카이 그룹의 설명회는 참석자를 선착순 50명으로 제한했으나 조기마감됐다.

도쿠슈카이 그룹은 일본에서 종합병원 70곳과 의료시설 300여곳을 보유한 일본 최대 의료법인이다. 이번 설명회는 국내 의료 해외진출 컨설팅 업체가 주관했다. 참가 자격은 한국 의사 면허를 갖고 있으면서 일본 의사시험에 서류를 접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참가 규모는 50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설명회 참석 신청은 조기 마감되며 의사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의료계는 정부와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직 전공의 열 명 중 두 명은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언젠가 의료계가 정상화된다면 복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의사들이 해외 진출에 관심을 갖자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 의사들에게 주 44시간 근무, 월급 3000만원의 파격적인 근무 조건을 제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베트남이 외국인 의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영어 시험에 한국 의사 30여명이 응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지 병원에서 근무하며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학술대회에서 국내 의사들의 해외 진출 사례와 처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의료인들의 해외 진출은 늘 있었지만, 의정 갈등으로 인해 기존에 이를 생각하지 않았던 의사들도 추가됐다고 주장한다.

한 의사는 “국민들이 싫어하시는 그런 나쁜 의사들만 해외로 가는 게 아니”라며 “주치의로서 환자들 사랑을 받던 분들까지도 이번 사태로 상심이 커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계신다”고 안타까워했다.

또다른 사직 전공의는 “정부 정책대로 하면 개원을 하더라도 마이너스가 되니까 차라리 외국을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부는 의료개혁을 하겠다고 하지만, 일단 정부에 대한 신뢰가 너무 없어 무슨 말을 하든 믿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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