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국을 떠나 광부와 간호사로 일한 파독 근로자들을 기억하시나요?
이들의 땀과 헌신은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는데 종잣돈이 됐는데요.
2만 명이 건너갔지만, 이제 독일에 남아 있는 건 2천여 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30년 만에 어렵게 고국을 방문해 KBS를 찾은 파독 근로자들을 김경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60년 전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건너가 피땀 흘려 일한 광부와 간호사들.
대부분의 수입을 고국으로 보냈는데, 당시 우리나라 연간 총수출의 2%에 육박했습니다.
산업화에 밑거름을 제공한 주인공, 파독 광부와 간호사 20여 명이 30년 만에 고국을 찾았습니다.
[양희순/파독 간호사/78세 : “30년 만에 왔거든요, 지금. 너무 가슴이 벅차죠.”]
[신영수/파독 광부/86세 : “고국이 그립고 여기 한국이 정말 그리워서 이렇게 왔습니다.”]
지난 7일엔 KBS를 찾았습니다.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향수를 달래준 ‘가요무대’를 방청하기 위해섭니다.
[“보고파지겠지. 산을 넘고 멀리멀리 헤어졌건만.”]
고달픈 삶 속에서도 잊으려야 잊을 수 없었던 아름다운 고향의 노랫말을 목청껏 따라 부르다 보면, 사무치는 마음에 눈물이 흐릅니다.
[양희순/파독 간호사/78세 : “(인천공항부터) 제 눈으로 와서 보니까 너무 놀라웠어요.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비교가 안 됩니다.”]
[김동건/KBS 가요무대 진행자 : “그것이 다 여러분들의 덕분입니다. 여러분들이 그 길을 가셔서… 여러분들이 고향을 떠나던 시절에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를 저희들이 준비했습니다.”]
주름진 세월을 보듬는 따뜻한 말에, 마음속 깊은 곳까지 위로가 차오릅니다.
가요무대가 1993년, 2013년에 이어, 다시 한번 독일에서 열리는 게 이들이 고이 품은 바람입니다.
[신정희/파독 간호사/72세 : “초청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이 세상을 떠나셨어요. 정말로 몇 분 이제 얼마 안 계시는데 그분들한테 제일 행복하게 해 주실 수 있는 것은 가요무대가 오셔가지고 한번 다시..”]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