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 발판에 매달려 일하다가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청소차 발판 사용과 야간 작업을 2018년부터 금지하고 있는데요.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지, 강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정이 넘은 시각, 청소차 한 대가 거리로 나갑니다.
청소차 발판에 매달린 환경미화원.
헬멧도 없이 새벽 내내 작업을 이어갑니다.
[“너무 심하게 다니시는데…”]
지난 7월, 한 60대 환경미화원이 청소차 발판에 선 채 이동하다 떨어져 숨졌고, 일년 전에는 발판에 서있던 환경미화원이 달려든 음주차량에 왼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청소차 발판을 계속 사용할까.
발판을 뗀 청소차를 타봤습니다.
[강병수/기자 : “이게 엄청 높아요. 이거는.. 이걸 타면서 일하시면서 오르락내리락 하는건 너무 힘들겠는데요.”]
[함영기/환경미화원 : “수시로 타고 내렸다는 못해요. 절대.”]
오르내리는 대신 걸어서 이동했더니 청소 시간이 지체됩니다.
[이승환/환경미화원 : “저희가 지금 (쓰레기) 양이 많아서 제 코스를 못 돌 것 같아요.”]
[이승환/환경미화원 : “한 두 달 정도 발판을 떼고 해봤었는데 워낙 민원이 그때는 너무 들어오다 보니까 (다시 발판을) 달자마자 그 민원을 싹 해결을 했었어요.”]
정부는 2018년 청소차 발판을 금지하고 오르내리기 쉽고 안전한 신형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보급률이 낮아 전국적으로 700여대에 불과합니다.
2019년에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낮 근무, 3인 1조 근무 원칙도 세웠습니다.
그러나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민원이 좀 많아요. 이게 주민들이 불편함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조금 크거든요. 주간에는 아무래도 쓰레기 수거 차량이라는 게 좀 냄새도 나고..”]
최근 6년간 거리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환경미화원은 38명.
현실에 맞는 구체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