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마약사범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총 1430명이다. 청소년 마약사범의 증가는 다이어트, 입시 불안, 호기심, 군중심리 등이 주요 원인으로, 마약을 접한 후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약은 한순간의 실수가 평생을 괴롭게 만들며, 삶을 파괴하는 중대 범죄이다. 마약 중독자는 우울증, 환각, 불안 증세를 겪고 인지 저하, 무기력증을 경험한다. 더 나아가 수면유도제 같은 다른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중고 거래 사이트나 텔레그램을 통한 마약 거래가 확산되면서 청소년 마약사범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마약 구매도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마약을 구입하면 1시간 안에 도착하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에서 마약이나 관련 은어를 검색하기만 해도 판매자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청소년들의 접근이 쉬워졌다.
최근 ‘던지기 수법’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 아파트나 주택의 가스계량기, 전기 계량기 등에 마약을 숨기고 사진으로 위치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결제는 가상화폐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도 이를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청소년들이 이렇게 쉽게 마약에 노출되면서 중독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청소년기에 시작된 마약 중독은 성인이 돼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마약 청정국’으로 자부하던 대한민국은 이제 마약 문제에 직면한 ‘마약 성장국’이 되고 있다. 범죄 조직은 인터넷과 SNS, 중고 거래 시장을 이용해 청소년을 마약에 끌어들이며, 그들의 신체와 정신을 파괴하고 있다. 청소년 마약사범들은 대부분 ‘마약이 이렇게 위험한 줄 알았다면 손대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한다. 2023년 4월, 명문대 학생 3명이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거래하다 체포된 사건도 청소년 시절부터 마약에 손을 댄 경우이다. 이는 청소년 마약 범죄의 해악성을 일깨워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마약에 중독되면 성년보다 뇌 손상 위험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마약에 중독되면 그 병폐는 더욱 심각하다.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려워 재활 치료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성인이 돼서도 사회생활에 큰 걸림돌이 된다.
청소년 마약 범죄를 조기에 근절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마약이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기 전에 전방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 첫걸음으로 몇 가지를 제안해 보려고 한다.
첫째, 정확한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한 마약예방교육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각급 학교가 협력해 맞춤형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이 제작한 ‘아동·청소년 마약류 예방 대응 매뉴얼’은 이러한 교육의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약의 위험성을 청소년들에게 인식시켜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둘째, 입법적 해결이 필수적이다. 국회는 청소년 마약류에 관한 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해 마약예방 교육과 홍보, 전담 기구 설치, 예산 지원, 마약 중독자 치료와 재활을 종합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지방의회는 지역 실정에 맞는 조례를 제정해 학교 내 청소년 마약 및 약물 오남용을 조기에 예방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마약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으로 인해 중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마약의 실체와 폐해를 정확히 알리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청소년 마약 범죄의 조기 근절을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