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약 2주 앞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후 공약에 따라 관세 인상 조치를 시행한다면 내년 S&P500 지수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는 투자 메모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모든 수입품에 10%, 특히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2025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3.2%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 국가들이 보복 관세를 시행하면 S&P500 기업의 EPS가 1.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도 추정했다.
베누 크리슈나 바클레이즈 주식 분석가는 “관세가 야기하는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2차 효과가 기업 수익에 점진적인 역풍이 돼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내년 S&P500 지수가 4.7%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는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 취약한 기업들이 타격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재, 경기소비재, 기술, 헬스케어 부문이 대표적이다.
마켓워치는 바클레이즈 분석이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에 기반한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날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60.3%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39.2%)를 훨씬 앞섰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두 후보의 당선 확률은 비슷했지만,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정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큰 차이가 없다거나, 남성 흑인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받으며 주춤하고 있다.
다만 아직 주식시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진 데 따른 약세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아브로스 그룹의 크로스토퍼 스마트 매니징 디렉터는 그 이유에 대해 “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그간 유세에서 공약했던 관세 인상 조치를 전부 시행하기보다는 중국, 유럽, 멕시코와 협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세 인상 조치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면서 내년 기업 수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