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과학기술은 국가가 선정한 3대 게임 체인저 기술이다. AI 반도체, 첨단 바이오 등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바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도 양자 과학기술 패권 선점을 위해 국가의 역량을 집중하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총장 김진상)가 양자 과학 분야의 선도를 위해 관련 분야의 석학을 모았다. 2010년 그래핀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와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 학자로 불리는 김필립 교수,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앤드류 클리랜드 교수가 경희대의 ES(Eminent Scholar) 교수로 임용됐다. ES 교수 제도는 세계적 연구자와 실천가를 위한 직책으로 교육·연구·실천의 창조적 결합을 통해 경희의 미래 지향적 학술 활동과 국제교류 증진 등을 돕는다. 이번에 임용된 세 명의 교수는 신설한 ‘양자물질 글로벌 연구센터’를 플랫폼으로 삼아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이 센터의 센터장을 맡아, 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노보셀로프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꿈의 소재’ 그래핀 추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
노보셀로프 교수는 안드레 가임 교수와 함께 그래핀 분리 방식을 발견하고,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이 그래핀을 추출한 과정은 엉뚱하다. ‘금요일 밤의 실험’이라는 모임에서 흑연에 스카치 테이프를 반복해 붙였다 떼어내다 탄소막 한 겹을 벗겨낸 것이다.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던 그래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 발견 이후 노보셀로프 교수는 그래핀의 전자적 특성을 규명하며 그래핀의 양자 특성을 이해하는 데에 크게 공헌했다. 다양한 이차원 원자 결정의 안정성과 특성도 연구했는데, 초소형 초전도체의 자기화 측정을 가능하게 하는 ‘탄도 홀 자기측정법(Ballistic Hall Magnetometry)’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초전도 현상을 연구했다.
노벨상에 가장 가까운 한국인, 김필립 하버드대 교수
김필립 교수는 한국에서 석사 학위까지 공부한 후 하버드대에서 응용물리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UC 버클리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고, 컬럼비아대 교수를 거쳐 하버드대 물리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에는 그래핀 연구를 수행하며 하루에 7~8편의 논문을 출간하기도 했다. 벤저민 프랭클린 메달 수상 외에도 올리버 E. 버클리 상, 드레스덴 바크하우젠 상과 같은 물리학 분야의 상과 호암상 등을 수상했다. 김필립 교수는 저차원 물질과 같은 기초적 연구도 진행했고, 다양한 기관과의 공동연구도 활발히 수행해 왔다.
양자 컴퓨팅 분야 세계적 석학인 앤드류 클리랜드 시카고대 교수
그는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하며 양자 물리학과 나노기술 분야에서 학문적, 실용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주요 연구소인 아르곤 국립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로 관련 연구를 이끌고 있다. 또한 나노기술 관련 연구를 촉진하고, 실험 자원을 제공하는 SHYNE(Soft and Hybrid Nanotechnology Experimental Resource)의 부소장 역할을 수행 중이다.
올해 9월 설립이 확정된 양자물질 글로벌 연구센터는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연구센터는 세계적 석학과 경희대 내의 양자 기술 연구자의 협력을 통해 양자 기술 연구를 집결한다. 이후 연구센터가 양자 과학 연구의 글로벌 메카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자물질과 양자컴퓨터, 양자 센싱, 양자통신 등 양자 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한다. 11월 초에는 노보셀로프 교수를 비롯한 교수진이 경희대를 찾아 연구센터 설립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