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K스타트업의 순간이 온다

한국 문학이 노벨상을 받고, K팝이 전 세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은 한국 음식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소위 ‘국뽕’을 느끼게 하는 K콘텐츠 전성시대다. 한국의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통하는 것은 한국이 선진국이 됐고 국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또 물질적 풍요만큼 이제 정신적 성숙과 세련됨이 뒤따라왔기 때문이다.

한국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한국에서 살고자 하는 외국인은 늘어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을 탈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 0.7명인 국가에서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던 대기업들이 점차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것도 한국의 미래를 어두워 보이게 만든다. 중국이 주요 제조업에서 한국을 따라잡은 것도 불안감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으로 이직한 한국 엔지니어들 중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내 자녀를 미래가 어두운 한국이 아닌, 여전히 매년 2% 이상 경제가 성장하는 미국에서 자라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력과 경제력은 단군 이래 최고인데 인재들은 한국을 떠나고자 한다. 과거 누려왔던 고성장이 이제 끝이 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론 어떻게 한국에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까?

인구 1000만명의 이스라엘에선 창업자들이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가장 큰 시장은 바로 미국이다. 미국에 이미 정착해 있는 유대인들이 창업자들을 돕는다. 이스라엘 창업자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 스타트업이 미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하거나 빅테크 기업에 매각될 수 있도록 돕는다. 성공을 거둔 창업자는 다시 모국의 직원들을 채용하거나, 모국의 창업자들에게 투자한다.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 엔비디아가 인수한 멜라녹스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다. 창업자를 해외로 보내 거대한 미국의 혁신시장에 뛰어들게 해 그곳에서 만들어진 부와 혁신을 역으로 모국으로 가져온 것이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한인스타트업연합인 UKF가 18일 뉴욕에서 NYC 스타트업 서밋을 열고 출범을 알렸다. 이미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한인 스타트업 창업자가 한국 내 창업자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다. 미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처럼 한인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매일경제도 미디어파트너로 UKF와 함께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이, 중국이, 인도가 해오던 것을 우리는 이제야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으므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준비가 된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K콘텐츠가 세상을 놀라게 했던 것처럼 K스타트업이 세상을 놀라게 할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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