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치매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 주요 원인을 치료하는 약물 개발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20일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과학자들이 공기 중 오염물질과 뇌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히 대기오염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의학적 이해를 높일 예정이다.
대기오염이 인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암, 심장질환,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 위협 요인이 된다는 상관관계가 확인되고 있다.
자선단체인 ‘치매 퇴치 레이스’의 자금을 받아 21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대기 중 떠다니는 미세먼지가 치매로 이어지는 정확한 메커니즘을 확인하고 알츠하이머병 등에 대응하는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를 낼 계획이다.
대기오염을 구성하는 오염물질은 아주 작은 고체 파편과 액체 형태의 비말이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꽃가루, 화산, 산불 등에 의해 오염물질이 형성된다. 특히 크기가 매우 작은 미립자인 초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한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μm(마이크로미터, 1000분의 1mm) 이하로 직경이 사람 머리카락의 30분의 1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PM 2.5’로 표기한다.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인체에 쉽게 유입된다. 초미세먼지는 코로 흡입돼 후각 신경구를 거쳐 뇌로 들어가 치매를 일으킬 것으로 추정된다. 후각 신경구는 비강 위에 위치한 둥근 조직 덩어리로 냄새 정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뇌로 들어간 초미세먼지는 중추 신경계의 면역세포에 흡수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치매와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이 시작되는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정확히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찰스 스완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이자 종양전문의는 “최근 역학자들이 공기 중 미립자가 퇴행성 신경질환 위험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우리 프로젝트는 공기 중 작은 입자가 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정확히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초미세먼지가 ‘타우 단백질’ 등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이 뇌에 뭉치도록 직접적인 관여를 하는지, 아니면 이미 단백질이 축적되고 있는 취약한 개인에게 그 과정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 신약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는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