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우리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

오늘날 우리 생활에서 음악이 없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삶 속 곳곳에 음악이 있다. 모든 축제나 행사에는 물론이고 핸드폰 벨, TV, 컴퓨터 온·오프 등등. 이렇듯 삶을 살아가는 중에 각각의 희로애락에 따라 다양한 음악으로 기쁨을 나누고 위로를 받게 된다.

필자는 혼자 있는 시간에 공간을 채우기 위해 음악을 의미 없이 틀어 놓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음악이 소음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오며 무의미하게 틀어 놓았던 음악을 멈추었고, 마음이 요구할 때마다 음악에 온전히 빠져 시간을 보낸 후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러한 습관은 음악 전공이니까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글을 다시 접하면서 음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게 됐다.

악야자

출어천이우어인하고

발허어이성어자연이니

소이사인심감하여

이동탕혈맥하고

유통정신야라

이 글은 조선 성종 때 편찬된 국악 이론서인 ‘악학궤범’의 서문 첫 구절이다. 해석하면 “음악이란 하늘에서 나와서 사람에게 붙은 것이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생겨나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이로써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감동하게 하여 혈맥이 뛰고 움직이게 하여 정신을 바르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후의 내용은 “인간의 희로애락에 따라 음악적 표현이 달라지고, 이 같지 않은 그 소리를 합해서 하나로 만드는 것은 임금이 어떻게 인도하느냐에 달렸다"라고 돼 있다.

필자는 이 ‘악학궤범’ 서문을 대학교 3학년 ‘문헌분석’ 강의 시간에 원전을 외워서 쓰고 해석을 하는 시험을 봤었다. ‘참 멋진 말이다’라는 생각만 했을 뿐 그 글귀가 가진 이면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예비 교사 교육을 하면서 우리가 국민의 기본 소양 교육으로 왜 음악교육을 해야 하며 어떠한 음악을 지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를 구상하면서 그 내용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살다가 보면 개인이나 공동체의 다양한 희로애락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때 삶의 지도자가 중용의 마음을 갖고 순리에 따라 삶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삶의 지도자란 공동체를 이끄는 위치에 있는 부모, 교사, 시장, 회장 등으로, 이들은 개인적 편견을 버리고 공적인 위치에서 한걸음 뒤에서 전체를 바라보며 자연의 순리에 따라 공동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개인은 본인이 주인공으로서 음악을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바로 세워 공동체의 일원으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즉, 음악은 나를 수련하고, 친구와 교류 친목하며, 사회계층간의 소통하는 도구이자 수단이었다. 그러기에 조선시대 주요 인재를 양성하는 성균관에서는 음악교육이 필수과목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국민의 기본 소양 교육이 이루어지는 초·중학교에서 이러한 철학이 담긴 국악을 지도하며 우리나라 공동체를 위한 인재를 길러내고 세계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초교육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유선미 공주대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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