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무 회피로 체불 등 경영 파탄
- “매각 등 결별 통해 새 길 찾겠다”
국제신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주주 능인불교선양원(능인선원)을 대상으로 한 전 사원 총력투쟁에 나섰다.
국제신문 비대위는 21일 서울 강남구 능인선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출범 선포 및 경영정상화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국제신문 노사는 지난 7일 사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을 비롯해 전국언론노동조합 국제신문지부와 비조합원이 함께 조속한 매각과 능인선원과의 결별을 포함한 경영정상화를 결의했다. 이날 회견은 국제신문 노사가 공동으로 시작한 첫 투쟁이다. 국제신문 국·실장 일동은 지난달 29일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기 위해 능인선원을 찾았지만 대주주 지광스님(이정섭 원장)은 자리를 피하며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서상희(능인정법원 사무국장)와 이야기하라”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대주주가 경영난을 방치한 사이 국제신문 경영 환경은 파탄 수준으로 치달았다. 비조합원의 임금은 매달 체불된 뒤 지연 지급됐고, 전 직원은 통상임금인 추석 상여금도 받지 못했다. 20억 원에 가까운 퇴직금 미지급으로 회사 입출금 통장이 압류당해 4대 보험과 사옥 임차료도 매달 연체되는 상황이다.
이날 회견에서 오상준 공동비대위원장(총괄본부장)은 “직원 160여 명이 직장을 잃을 위기에 놓였지만 대주주 측은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말만 반복하며 최소한의 책무마저 피하고 있다. 더는 국제신문을 말려 죽이지 말고 놓아달라”며 조속한 매각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사태의 본질이 지역신문의 생존권이 파헤쳐지고 무너지는 것임을 직시하고 끝까지 싸우겠다. 국제신문이 능인선원과 결별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비대위는 오는 27일 능인선원 앞에서 전 사원 총력 투쟁을 벌인다. 하송이 공동비대위원장(노조위원장)은 “대주주는 법적 권한이 없는 대리인을 앞세워 투자금 회수 같은 금전적인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국제신문 노사는 능인선원과 결별하고 77년 전통의 정론지를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지역사회 구성원의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