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알바’ 뛴 트럼프… 앞치마하고 감자튀김 조리

지난 2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벅스 카운티의 햄버거 가게 맥도널드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들어왔다. 그가 향한 곳은 주문 카운터가 아닌 주방. 정장 재킷을 벗고 앞치마를 두르고 일일 점원이 된 그는 드라이브 스루 손님들에게 메뉴를 안내하고 주문을 받았으며 감자도 튀겼다.

그가 머문 15분 동안 손님들은 입장 전 삼엄한 사전 보안 검색을 받았고, 인근 건물 지붕에는 비밀경호국 소속 저격수가 배치됐다. 지지자들이 몰려와 건물 밖에서 팻말을 들고 응원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는 2002년에는 맥도널드 광고 모델로 등장했으며, 실제로 지난 대통령 임기 때 손님들에게 직접 맥도널드 햄버거를 대접할 정도로 골수 단골로 알려졌다.

이날 트럼프 행보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우선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에서 소박하고 서민적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맥도널드는 미국 서민들의 삶을 상징하는 장소다. 미국인 여덟 명 중 한 명이 일한 적이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부동산 금수저’ 이미지를 희석시키기에 적합하다. 트럼프는 알바생들과 프로미식축구 등을 화제로 대화를 나누는 등 ‘털털한 아저씨’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했다.

다른 하나는 맥도널드 알바 경력을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서민 전략’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검사장과 연방 상원 의원을 지내 ‘엘리트 법조인’ 이미지가 강한 해리스는 최근 10대 시절 맥도널드 알바로 일했다는 경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캠프에서는 “워킹맘의 딸이었으며, 학위를 받는 동안 맥도널드에서 일했다”는 문구가 담긴 광고를 내보냈다. “워싱턴 DC 하워드대 재학 당시였던 1983년 여름 캘리포니아 맥도널드 매장의 계산대에서 일하며 감자 튀김과 아이스크림도 담당했다”는 등 홍보 내용도 구체적이다.

해리스도 9월 MSNBC 인터뷰에서 맥도널드 알바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에 맥도널드에서 일하면서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고, 배우자인 더그 엠호프 역시 8월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고교 시절 돈이 부족해 맥도널드에서 일해 이달의 직원으로 선정됐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처럼 해리스가 맥도널드를 소재로 서민 이미지 구축에 나서자 트럼프 측은 거짓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최근 유세에서 해리스를 비난하면서 “그가 맥도널드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지난 수십 년간 해리스는 선거 유세 현장이나 자서전 등에서 맥도널드 근무 사실을 언급한 적이 없다” “대학 졸업 이후 1년 뒤 제출한 입사 지원서나 이력서를 입수해 분석해봤는데 여기에도 맥도널드 근무 내역은 전혀 없었다”며 거짓말 의혹을 제기했다.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처음 나섰던 지난 2019년에서야 맥도널드 알바 경력을 언급한 것이 사실상 ‘경력 위조’ 아니냐는 것이다. 트럼프는 일일 점원 근무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내가 카멀라 해리스보다 맥도널드에서 15분을 더 일했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맥도널드에서 일한 적이 없다는 점을 재차 부각한 것이다.

해리스의 무대응에 트럼프의 공세가 이어지며 맥도널드가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르면서 미 언론들은 잇따라 ‘팩트 체크’에 나서고 있다. 영국 BBC는 1983년 해당 지역 고교 졸업 앨범 맥도널드 광고에 등장한 당시 알바생 중 한 명과 접촉한 결과 “함께 일했던 많은 동료들이 기억나지만 해리스는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그때 해리스가 맥도널드 알바로 일했다”는 고교 친구 완다 케이건의 증언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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