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 사자의 울음소리가 지척에서 들렸다. 팔에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해가 넘어가는 시간, 사자들의 영역에 버려진 인간 셋. 서바이벌 게임도 아닌데 우리는 여기서 맨 몸으로 살아남아야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지난 5월말 나미비아에서 보츠와나로 넘어온 이후 그날 아침까지는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루프탑 텐트가 장착된 사륜구동을 끌고 오카방고 델타까지 무사히 왔으니. 세계 최대의 내륙 삼각주인 오카방고 델타. 오카방고 강이 범람해 만들어진 습지 위를 달려가는 야생 동물 떼를 만나는 건 내 오랜 꿈이었다. 우리는 삼각주에서의 수상 사파리도 마친 터였다. 모코로라 불리는 2인용 쪽배를 타고 물 위에서 하는 사파리였다. 물 위에 등만 내놓은 하마를 지척에서 보는 경험이 신기했다. 게다가 중간에 내려서 걸을 수도 있었다. 차 안에 앉아서 동물들을 지켜보다가 걸으면서 코끼리며 버팔로, 하마를 바라보니 즐거울 수밖에. 다음날은 5인승 경비행기를 타고 55분간 하늘을 날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오카방고는 인간이 사라진 세계 같았다. 물가에서 쉬는 수십 마리의 하마 떼와 느릿느릿 이동하는 코끼리 무리. 모든 존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의연히 머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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