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살인 비디오…나는 금지된 것을 욕망한다[허진무의 호달달]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

대학생 앙헬라(아나 토렌트)는 ‘영상물의 폭력’에 대한 학위논문을 준비한다. 논문 지도 교수에게 TV에서 방영하지 못하는 아주 폭력적인 장면을 영상자료실에서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폭력 영화 매니아로 알려진 학생 체마(펠레 마르티네즈)에게도 도움을 청한다. 교수는 영상자료실에서 비디오를 보다 돌연 사망한다. 비디오는 여성이 괴한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스너프 필름’(실제 살인을 촬영한 불법 영상)이었다. 앙헬라와 체마는 살해당한 여성이 2년 전 실종됐던 바네사(올가 마갈로)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범인을 추적한다. 앙헬라는 바네사의 친구였던 보스코(에두아르도 노리에가)를 의심하면서도 위험한 매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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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업소에서 나이든 여자를 골랐다”···후회와 죄책감으로 쓴 소설 [사색(史色)]

[사색-81] 무료한 하루, 욕망이 다시 얼굴을 들이밉니다. 살갗을 만지고, 숨결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는 홀연히 다시 사내를 찾아옵니다. 그에겐 그러나 적당한 파트너가 없었습니다. 매춘부의 집을 찾은 그가 물었습니다. “여자가 있습니까.” “하나 남은 여자가 있는데 나이가 조금…” 남자는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합니다. “누구라도 좋습니다.”

감정이 휘발된, 기계적 육체의 몸놀림만이 방 안을 메웁니다. 눈을 맞추거나, 애정 어린 손길은 없었습니다. 본능에 충실한 움직임, 침대에서 울리는 삐그덕 소리.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남자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입고는 서둘러 방에서 빠져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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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영화’ 이렇게 엇갈린다고?…베니스는 죽음·칸은 웃음 택했다는데

그러나 웃는다 해서 그 미소가 매번 가벼운 것만은 아님을 우리는 안다. 때로는 웃음도 죽음처럼 서늘한 진실을 내포할 때가 있다.

올 가을 한국 극장가는 ‘죽음’과 ‘웃음’을 소재 삼은 두 영화가 만난다. 하나는 끝없이 정적이고, 하나는 한없이 동적이어서 두 영화로 양극의 대조를 이루는데, 공교롭게도 세계 최고 영화제인 프랑스 칸영화제와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에서 올해 ‘1등상’인 황금종려상,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나란히 거머쥔 작품이란 점에서 묘한 경쟁의 기운이 감돈다. 칸과 베니스, 승자는 누굴까.

먼저 2024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룸 넥스트 도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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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비..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 떨어져

비가 그친 후 오후부터는 찬 공기가 남하해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이 내려갈 전망입니다.

이번 비는 경기 동부와 강원 내륙·충남 서해안·전라권 서부에서 오전까지, 충청권 내륙과 전라 동부 내륙·경상 내륙에는 오후까지,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상 해안·전남 남해안은 밤까지 이어지겠습니다.

제주도는 20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지겠으며,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 경부 북부 1060mm, 충북, 전부, 부산 등 540mm, 대전, 광주, 전남 520mm, 제주도 1050mm가 예상됩니다.

강원 높은 산지에는 오후부터 찬 공기가 남하해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눈이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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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정치·기득권 거부감에… 美 정치판 흔든 신좌파

미국이 불타오른다/레이나 립시츠 지음/권채령 옮김·송인근 해설/롤러코스터/1만8500원

2018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단숨에 스타가 된 의원이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명 ‘AOC’ 얘기다. 민주당 거물 정치인과 공화당 후보를 차례로 낙마시키며 29세에 하원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바로 ‘미국 좌파’의 새 얼굴로 떠올랐다. AOC의 승리에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 도전하는 등 그동안 좌파의 길을 닦아온 버니 샌더스와 풀뿌리 진보단체가 있었다.

이들 지지층은 여성과 유색인종의 비율이 높고, 연령도 낮다. 더 괜찮은 삶을 위해 빚을 내어가며 대학 졸업장을 따도 극심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가까스로 변변찮은 일자리나마 구해도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한 밀레니얼 사회주의자들의 전형이다. 이들은 9·11 테러·기후위기·코로나19 등 불안한 시대를 통과하며 기능을 상실한 정치와 기득권에 밀착한 민주당의 부패를 목격했기에 정치인을 구원자로 여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허무주의나 염세주의도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사회변화에 이바지할 기회에도 목말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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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금리의 덫, 일본화 오류의 고백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시라카와 마사아키/박기영·민지연 옮김/부키/3만5000원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한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침체로 빠지지 않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한 일본으로부터 교훈 또는 반면교사는 없는 것일까. 40년 넘게 일본은행에서 일하고 특히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은행 총재까지 역임한 저자는 책에서 일본은행을 중심으로 현대 일본 경제의 주요한 흐름과 실패, 배워야 할 교훈들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고정관념과 ‘사회적 공기’로 힘들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즉, 1990년대 초 일본 경제의 버블이 붕괴했을 때 일본은행이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취하지 않아서 불황과 침체가 장기화되었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형성돼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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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부터 운동하고 싶어한다?

운동하는 사피엔스/대니얼 리버먼/ 왕수민 옮김/프시케의숲/ 2만6800원

미국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대니얼 리버먼 교수는 연구를 위해 멕시코 오지의 타라우마라 원주민을 찾았다. 타라우마라족은 상상 못 할 먼 거리를 밥 먹듯이 달린다고 외부에 소개돼왔다. 만나보니 소문과 달랐다. 이들은 웬만해서는 달리지 않았다. 소싯적 잘 달리기로 유명했던 70대 노인 에르네스토와 대화를 나눴다. 노인은 달리기만으로 사슴을 뒤쫓아 맨손으로 사냥했다는 무용담을 풀어놨다. 리버먼 교수는 미국인의 달리기 훈련법을 언급하며 그에게 평소 훈련을 물었다. 노인은 영 못 믿겠다는 표정이었다. “꼭 달려야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달릴 사람이 대체 어디 있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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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따라 阿까지 닿은 불교사 전파의 길을 좇아

바다를 건넌 붓다 - 세계 불교 바다연대기/주강현/소명출판/3만8000원

불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일직선처럼 전해진 것이 아니다. 여러 나라와 지역, 민족들 사이의 복잡한 교류와 상호 영향의 역사로서,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산물이다.

책은 동남아 불교사나 상좌부불교에 방점을 찍지 않는다. 남방의 바닷길로 이들 불교가 이동했으며, 오늘날도 최대 불교국가로 남아있는 남방불교의 바닷길에 주목한다.

불교의 바다연대기는 아직 미궁의 세계다. 불교사의 전개와 그 전파의 파장은 바다를 통해 가장 먼 데까지 작용하고 있다. 스리랑카와 동남아 등 바닷길로 전파되었고, 심지어 아프리카 홍해의 항구 베레니카에서 불상이 나왔다. 심지어 명·청대에는 유라시아 극동의 아무르강변과 사할린까지 관음당이 존재했던 비석이 프리모리예 박물관에 전해온다. 이같이 책은 수미일관되게 바다를 통한 불교의 연대기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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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인터스텔라] “경기 추락 2030년까지... 평가절하된 X세대, 국가 위기에 큰 역할할 것” 닐 하우

생각해 보면 IMF와 닷컴 버블 이후로 경제는 늘 불황이었다. 내가 속한 미디어, 출판업계 사람들은 해마다 ‘사상 최악의’ 불경기라고 근심을 쏟아냈다. 코로나 이후 시장 사이즈는 점점 작아지는 데, AI 신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서서 노동시장은 매일 흥분과 불안으로 출렁인다. 붕 뜬 채로 늪에 빠진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침체의 늪은 언제 끝날 것인가? 그 끝의 시작은 무엇인가? 민주주의와 풍요의 모델이었던 미국은 저렇게 추락할 것인가? 한국 정치의 앞날에도 봄은 찾아올까?

지난 6월 나는 변동성이 커질수록 변하지 않는 것을 보라고 한 ‘불변의 법칙’의 모건 하우절을 인터뷰한 바 있다. 모건 하우절은 급변하는 기술 사회와 불안정한 주식 시장, 그럼에도 36억 년간 이어진 진화의 방향, 인간의 변하지 않는 욕망에 주목해 23가지 ‘불변의 다이제스트’를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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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히 밀려오는 감동, 선율로 그린 황홀한 풍경

하프 선율을 타고 풍성한 감정선이 흘러나오자 객석 곳곳에서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조용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참을 수 없는 황홀의 순간이 찾아올 때 반응하는 몸의 감각이다. 음악이 참으로 신비롭다는 것이, 선율로 풍경을 그려낸다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일깨운 시간이었다.

KBS교향악단이 정명훈의 지휘 아래 외국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못지않은 연주로 가을밤을 환상적으로 물들였다.

KBS교향악단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선율로 그리는 풍경’을 주제로 제807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계관지휘자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과 첼리스트 한재민이 협연자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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