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만년필’만으론 돌아오지 않는 만년설

얼마 전, 스위스의 알프스 정상 융프라우에 올랐다. 만년의 지구를 간직한 만년설과 빙하로 뒤덮인 해발 4158m의 융프라우는 어느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도 환상적인 작품 사진이 됐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빙점 고도가 높아져 매년 1m씩 녹아내린다는 설명은 굳이 과거의 사진과 비교하지 않아도 느낄 수가 있었다.

1992년 브라질부터 일본 교토, 프랑스 파리, 영국에 이어 2023년 아랍에미리트에서 개최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까지 많은 국가들이 탄소중립의 수많은 합의서에 서명했지만, 아무리 좋은 만년필로 서명해도 사라진 만년설과 빙하는 우리 생에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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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요리예능과 사라진 엄마표 손맛

직장생활로 인해 매번 바깥에서 끼니를 때우다 보면 가끔 예전 엄마표 손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먹을 때는 몰랐지만 갓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밥 한 숟갈에 그 흔한 밑반찬을 얹어 입안으로 넘기면 음식물이 가슴 한가운데에 난로처럼 자리 잡으며 온몸에 온기를 퍼트렸다. 사랑으로 만들어진 밑반찬들은 엄마의 마음을 들키기 쑥스러운 듯 항상 투박한 종지들에 담겨 식탁을 가득 채웠다.

요즘 따뜻한 집밥이 그리워 본가를 찾을 때면 엄마표 손맛이 전해주는 느낌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보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투입해 만들어진 음식들은 화려하게 진화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아쉬움과 서운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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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과일릭’ 열풍

샌드, 빙수…. 과일로 즐길 수 있는 퓨전 메뉴들이다. 종전에는 있는 그대로 먹었다. 그런데 디저트나 케이크 등 다양한 버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토핑을 얹은 아이스크림이나 요거트, 다양한 주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젊은이들로부터 각광 받는 탕후루도 그렇다. 원래는 중국 전통 간식이었다. 산사나무 열매를 긴 막대에 꿰어 달콤한 시럽을 바른 후 굳혀 만들었다. 요즘은 딸, 키위, 귤, 포도가 활용되고 있다. 외식업계도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과일 값 상승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합리적 가격에 과일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이들 제품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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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경제협력, 北 접경지역에서 돌파구 찾을 수 있다

남북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북한이 지난 15일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 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하면서 남북경협의 상징이었던 마지막 육로가 끊긴 것이다. 지난 8월 철도 차단에 이어 이번 폭파로 남북 간 육로는 완전히 단절됐다.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 착공 당시의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전쟁으로 50년간 끊어진 육로를 살려놨는데 22년 만에 다시 죽은 것을 보니 애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도로 복원은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에서 논의,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 추진됐다. 이 사업은 분단과 전쟁으로 끊어진 한반도의 교통망을 다시 잇는다는 역사적 의미가 컸다. 2002년 9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이 동시에 열렸고, 이후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는 개성공단 물류와 금강산 관광객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개성공단은 2003년 6월 첫 삽을 뜬 뒤 한때 북한 노동자 5만5천여명과 남측 노동자 1천명이 일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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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ʹ25년 사업계획ʹ 수립을 준비하며

매년 연말이 되면 어느 기업이나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업계획은 한 해 동안의 경영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기업의 성장방향을 제시하는 필수적인 작업이다. 하지만 이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은 늘 난관에 부딪친다.

직접 경험한 사례가 있다.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된 시점에 런던으로 출장을 가는 비행기에 있었다. 출장의 목적은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기 위해 각 법인의 리테일 담당자와 투자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에는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코로나19는 사라지고 기존대로 리테일 강화에 초점을 맞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않게 팬데믹 상황이 악화하면서 모든 전략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해야 했고 리테일 중심의 사업계획은 폐기해야 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그 당시 깨달은 것은 유연한 사업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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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오케스트라는 원래 무대였다

‘오케스트라’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국어사전에는 ‘관현악을 연주하는 단체’라고 나와 있다. 관현악단이다. 그러나 오케스트라는 원래 ‘춤추는 장소’, 즉 ‘무대’라는 뜻이었다. 전혀 다른 뜻이다. 무대가 어쩌다 관현악단이 됐을까. 이 변화에 2500년 극장의 역사가 담겨 있다.

현존하는 인류 최초의 극장은 고대 그리스 극장이다. 신화와 이성 간의 긴장과 조화가 연극과 극장을 만들었다. 디오니소스 신에게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디오니시아 제전에서 서기전 534년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겨났다. 최초의 배우 테스피스가 코러스의 리더와 대사를 주고받음으로써 연극의 원시적인 형태가 갖춰진 것이다. 이후 제2, 제3의 배우가 추가되면서 그리스 비극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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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내 맘 속 이즈와 무진

‘이즈의 무희’와 ‘무진기행’을 좋아했다. 고교시절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의 무희’를 읽고 일본적 탐미주의에 놀랐고 대학시절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고 바로 매혹됐다. 대학시절 문학에 무지한 나는 무진이라는 곳이 전라도 어디쯤 실재하는 줄 알고 친구에게 함께 가보자고 했다가 그것이 상상의 지역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아마도 김승옥은 고향의 순천만을 떠올리며 무진을 그렸을 것이다.

‘이즈의 무희’는 제일고등학교(도쿄제대 예과) 학생인 주인공이 도쿄 서남쪽 이즈반도 산길을 걸어가면서 우연히 만난 유랑예인단 소녀에게 품게 되는 순수한 연정을 묘사한 작품이다. 당시 유랑예인단은 일본 사회에서 천시되는 계층에 속했다고 소설은 설명한다. 순수한 청년인 주인공은 이들과 동행의 정을 나누고 소녀에겐 애틋한 사랑을 품는다. 하지만 며칠 동안의 산행이 끝나고 주인공은 도쿄로 돌아가고 소녀는 유랑예인단에 남으면서 소설은 갑자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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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한은 총재가 쏘아올린 ‘대입 지역 비례 선발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8월말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한은이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상위권 대학들이 지역별 학령인구에 비례해 학생을 선발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였다. 이 총재는 그 후에도 여러 기회에 같은 아이디어를 이야기했고, 언론 매체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교육 당국이나 교육전문가 아닌 경제학자가 대입제도를 거론하니 새로운 관점을 기대하는 면도 있는 듯하다. 한은의 논리는 수도권, 특히 강남 학생들의 상위권 대학 입학률이 지방에 비해 많이 높아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고 집값 상승을 초래하니 그 요인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대학 교육의 다양성 등도 거론하나 사실 교육 자체보다는 교육의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여 대입제도를 바라보자는 입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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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의 시시각각] 대통령, 부인 문제 비장한 결단해야

4주 전 이 칼럼에서 ‘정권의 핵심 리스크가 된 영부인’이란 제목의 글을 썼다. 그사이에 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지금은 ‘정권의 최대 리스크가 된 영부인’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상황이 된 것 같다. 듣도 보도 못 했던, 그러나 알고 보니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던, 명태균이라는 선거 브로커가 갑자기 튀어나와 영부인 공천 개입 논란이 불거지더니 사건이 점점 더 번지면서 급기야 명씨가 김 여사와 오갔던 카톡 메시지를 공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 여사는 대선이 한창이던 2022년 1월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7시간 녹취록이 공개돼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그랬으면 외부인과의 접촉에 트라우마가 생길 법도 하다. 그런데 김 여사는 불과 한 달 뒤 잘 알지도 못하는 좌파 목사에게 카톡으로 “전 왜 이런 사람과 결혼을 해서 이 고생을 하는지 ㅠㅠ 후회했고 남편에게 원망스러운 절규를 뿜어내고 살았어요”라며 구구절절 속마음을 털어놨다. 2년여에 걸쳐 이 목사와 주고받은 메시지는 수백 개에 달하는데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한 편의 심리분석 보고서를 쓸 수 있을 정도다. 이 메시지들은 결국 지난해 고스란히 세상에 노출됐다. 명품백의 비극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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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이시바 일본 총리는 조기총선에서 생환할까

미국·한국 및 자유 세계는 일본 정치 리더십의 안정성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중국의 강압적 움직임이 커지며, 러시아의 뻔뻔한 군사적 확장주의와 북한·이란의 위험한 핵확산 움직임 와중에 일본은 지정학적 안정성의 한 축을 담당했다.

아베 신조 총리 시절 그의 비전을 기반으로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프레임워크’을 통해 주요 해양 민주주의 국가들의 전략적 일치를 위해 앞장서 왔다. 일본은 경제 안보와 규칙 형성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은 집단 안보 강화를 가능케 하는 헌법 해석에다 국내총생산(GDP)의 2%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비를 통해 안보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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