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인의 조선가족실록] 60년간 조선 쥐락펴락, 농부 동생 정2품 출세시켜

“윤봉(尹鳳) 등 세 사신이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왕은 황해 감사에게 “사신의 서흥(瑞興) 본가를 즉시 수리할 것과 영접하고 접대하는 모든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는 영을 내린다.(세종 9년 3월 23일) 윤봉은 황해도 서흥 출신의 명나라 내사(內史)이다. 그의 출현으로 우리 역사 최고 성군 세종까지도 좌불안석이 되는데 윤봉, 그는 누구인가.

사신으로 본국 온 명의 환관 윤봉은 화자(火者)로 명나라 황제의 환관으로 차출된 사람이다. 화자를 고자(鼓子)라고도 하는데 생식 기능이 제거된 사람으로 내시 또는 환관의 자격 요건이기도 하다. 명나라는 주변국으로부터 화자와 공녀를 정기적으로 차출해 갔는데, 환관의 경우 양국의 외교나 무역 문제를 조율하는 사신의 자격으로 본국으로 투입하곤 했다. 이소사대(以小事大)의 국제질서에서 중국 황제의 칙사를 응대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들은 황제의 측근에서 황제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조선에 파견되는 황제의 내사는 대개 중국인과 조선인으로 구성되는데, 본국 출신 환관에 대한 견제와 관리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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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의 퍼스펙티브] 무조건 감세는 지속가능 재정 위협…금투세 보완 후 시행을

금융투자세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2020년 6월 도입 발표 후 여야 합의로 법이 통과, 2022년 2년 유예로 내년 실시가 예정됐지만 정부·여당은 폐지를 주장한다. 금투세는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과세체계를 단순하게 통일하고 거래세를 중장기적으로 폐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었다. 합당한 근거가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원리에 맞고 금융상품 간 세금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여러 금융상품의 손실과 이익을 하나로 합쳐 계산하기에(손익통산) 전체적으로 손실이 나도 세금을 내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 현행 금투세는 조세 중립성 위배 주식만 우대하는 것이 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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ʺ엄청난 선물, 꼭 되갚겠다ʺ…시리아 난민에게 학교 지어준 법륜[백성호의 현문우답]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까지 11시간, 다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2시간을 날아갔다. 지난해 초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지진 피해 지역, 가지안테프다. 이튿날 아침, 자동차로 2시간 더 남쪽으로 내려갔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접경 지역 진디레스(Jindires)다. 시리아 난민의 유럽 진입을 막기 위해 튀르키예-시리아가 설정한 일종의 비무장지대다. 치안은 튀르키예가 담당하고 있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긴장감은 여전했다. 튀르키예의 중무장 장갑차와 소총으로 무장한 시리아 시민방위군의 모습도 여기저기 보였다. 그속에 아직도 회복하지 못한 지진의 상처가 곳곳에 있었다. 법륜 스님(한국JTS 이사장)은 국제구호기구 JTS와 함께 9일 이곳을 찾았다. 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은 이 지역에 내일의 희망을 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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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의 시선] 동업의 끝

일본에 ‘형제는 남의 시작’이라는 속담이 있다. 국내 재계 70년사(史)에 비춰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창업주가 남긴 기업의 경영권을 놓고 벌인 ‘형제의 난’은 드문 일이 아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벼랑 끝 대결을 한 적도 있다. 모녀와 아들들이 각각 손잡고 상대방을 겨누기도 한다.

하물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는데 동업(同業)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자산 17조원, 재계 25위권 영풍그룹의 3대(代)에 걸친 장씨·최씨 간 동업이 ‘공식적으로’ 깨질 판이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뛰어들어 5조~6조원대 ‘쩐의 전쟁’을 벌이면서 판이 커졌다.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5.34%를 확보, 45% 안팎의 의결권을 갖게 된 영풍·MBK 연합은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이사진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지분 7.83%)의 향방, 소송 공방, 금융감독원 조사 등 변수가 남았지만 75년 동업은 이렇게 막을 내리고 있다. ‘형제의 난’ ‘모자 대결’에 이어 굵직한 ‘동업자의 난’이 추가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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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의 판앤펀] ‘맛있는’ 내러티브가 이긴다

‘흑백요리사’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맛이 아니었다. 어차피 시청자들은 음식을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노래나 춤, 패션 등과는 달리 시청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그래서 시청자 투표가 불가능한 유일한 서바이벌 쇼가 요리다. 우리는 심사위원들의 말을 통해 맛을 대리 체험할 뿐이다. 대신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되는 것은 이 쇼의 ‘내러티브’였다. 요리사와 심사위원 등 인물이 만들어내는 서사, 그리고 ‘흑백요리사’라는 쇼 전체가 획득해낸 서사.

「 성공적 내러티브는 전염성 강해 대중과 상호작용하며 변하기도 시대에 맞는 내러티브 고민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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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뒤끝이 나쁘다

베이징 시내에서 100㎞ 정도 떨어진 허베이성 랑팡시에서 한 대형 아파트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취재를 마친 뒤 국도를 타고 복귀하던 길이었다. 허허벌판 위로 15층짜리 아파트 9개 동이 우뚝 솟아있었다. 맨 꼭대기엔 머리카락처럼 제멋대로 휘어진 철근들이 보였다. 회색빛 뼈대만 있는 건물은 하늘에 더 가까이 닿지 못한 채 성장을 멈췄다. 40만㎡ 규모로 조성된 단지엔 잡초만 무성했다. 개방형 정문 자리에 대신 설치된 철문은 굳게 걸어 잠겼다. 자물쇠 위엔 누렇게 녹이 내려앉았다. 한참이나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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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억의 마켓 나우] 독일의 ‘어젠다 2030’ 실행될 수 있을까

“우리에게는 어젠다 2030이 필요하다. 특히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대폭 개혁해야 한다.”

독일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당(기민당)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재가 12일 RTL 텔레비전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침체에 빠진 현실을 진단하며 ‘어젠다 2030’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제성장을 옥죄는 구조적인 요인을 제거하고 경제체질과 복지를 확 바꾸는 게 ‘어젠다 2030’이다.

지난해(-0.3%)와 올해(-0.2%) 독일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부터 경제의 취약점이 더 확연하다. 전쟁에 따른 물가 급등, 제조업의 어려움 같은 단기적인 요인 이외에 독일은 구조적인 ‘4D’ 문제를 안고 있다.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뒤처졌고, 탈탄소화(decarbonization)를 둘러싼 갈등이 깊다. 올해부터 인구변화(demographic change)에 따라 2035년까지 700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위협(defense threat) 증대로 국방비를 늘려야 하는데 한정된 재원 안에서 이 역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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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의 뉴스터치]포용적 제도와 창조적 파괴

“국가 간 1인당 소득이 크게 차이가 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다론 아제모을루와 사이먼 존슨, 제임스 로빈슨이 지난 2001년 함께 발표한 ‘비교 발전의 식민지 기원’이라는 논문 첫머리에 나오는 질문이다. 세 사람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게 한 원동력도 바로 이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리나 기후 결정론에 반대하며 더 좋은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쌓여 2012년 책으로 나온 것이 아제모을루와 로빈슨이 공저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이다. 3장의 도입부에선 이런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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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천의 컷 cut] 진짜 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

천재는 왜 요절하는 것일까? 재능이 시대를 넘어서면서 당대의 상식과 불화하고 갈등하기 때문 아닐까. 그 과정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해버리는 건 아닐까. 하긴 시대가 제 자리를 순순히 내주진 않을 테니.

영화 ‘엘비스’는 전설적인 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일대기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가 등장했던 1950년대 미국 사회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당시 인종차별 속에 엄격한 ‘흑백 분리’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다. 흑인은 같은 버스에 타도 다른 좌석에 앉아야 했고, 행사장 구획도 따로 정해져 있었다.

그런 사회에서 백인이 흑인의 장르였던 R&B를 선보인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특히, 신들린 듯 다리를 떨고 골반을 흔드는 엘비스의 춤은 열광과 반발을 동시에 불렀다. 기성언론은 “저속하고 음란하다”는 딱지를 붙이고, 급기야 ‘TV 출연금지 청원’까지 제기된다. 그는 갈림길에 선다. 내 스타일을 밀고 나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엘비스’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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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춘추] 불량 여론조사 놀이터 된 정치권

그런데 이런 자료는 꼭 보도하지 않아도 효과를 발휘한다. 자료를 본 기자들이나 선거 캠프 관계자, 당직자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입소문을 내기 때문이다. “비슷비슷했는데 아무개 후보가 1등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더라. 실제 그걸 뒷받침하는 여론조사가 나온 걸 봤다”는 말이 퍼지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진짜 그런 줄 안다. 그게 일반 당원들한테까지 쭉 퍼지면 대세를 형성하게 된다. ‘선점 효과’ 또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를 노린 것인데, 눈에 띄는 달라진 흐름이나 기존 흐름이 점점 확실하게 굳어져갈 때 다들 거기에 편승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가령 유권자들이 누굴 지지할지 망설이다 지지율이 뚜렷이 앞서 나가는 후보가 나타나면 덩달아 같이 지지하게 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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