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칼럼] 1997 대선 오버랩되는 2027 대선

검찰총장의 결정이 승패의 향방을 가른 대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15대 대선의 특징이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1992년 대선에서 쓰고 남은 비자금 670억원을 친인척 계좌로 관리해 왔다”.

김태정 검찰총장은 결국 고검장 회의를 거쳐 10월21일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발표한다. 수사 유보 이유로 극심한 국론 분열과 경제 회생의 어려움, 대선 전 수사 완결 불가능이 제시됐다. 지지율 1위 김대중 후보를 끌어내리고 이회창 후보를 선두로 밀어 올리려던 신한국당의 노림수는 좌절됐다. 비정상적 판세 뒤집기 시도의 사필귀정 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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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美 버지니아와 阿 수단 사이

“북한이 한국으로 오물풍선을 날린다며?”

학교 행사가 끝나고 취재원과의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우버에 올라탔다. 수염이 덥수룩한 흑인 기사가 영어로 대뜸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믿겠느냐’고 말을 건넸다. 고객정보에 이름을 보고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유창한 한국어로 “저 진짜 한국사람 맞아요”하고 너스레를 떨 때는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자신이 아프리카 수단의 외교관이라고 소개했다. 2010년대 초반 한국에서 5년 동안 근무했고, 서빙고동에 살았으며, 서울대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었다고 했다. 이후 베트남을 거쳐 미국에 근무하다 2023년 발발한 수단 내전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미국에 머무는 중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신문사 특파원이라고 소개했더니 그때부터는 운전이 걱정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우버기사 사이프의 이름은 이후 미국 국무부의 외교관 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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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의시대정신] 2011년 나는 가수다, 2024년 흑백요리사

“겨뤄볼 기회가 생긴 거잖아요.”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 1화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영리한 기획이었다. 백수저, 흑수저라고 비틀어 칭했지만 금수저, 흙수저로 상징되는 서열과 다르지 않았다. 부제를 대놓고 계급 전쟁이라 붙였다. 20명의 백수저 셰프들은 한층 높은 무대에 서서 팔짱을 낀 채 80명의 흑수저 셰프들을 내려다봤다. 그들과 겨뤄볼 기회를 잡기 위해 80명에서 무려 60명이 방출되는 동안 의기양양 부전승을 손에 쥔 채. 프로그램은 노골적으로 백수저, 즉 기득권 세력과 흑수저, 즉 신진 세력 간의 대결을 예능화했다. “역시 관록” “밟아버려야겠다”란 탄성과 결의가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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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눈에 쏙쏙 디지털 이야기]생성형 AI, 명확하게 질문해야 쓸만한 답 얻는다

● 질문 수준이 AI 답변 수준 결정

질문은 생성형 AI 시대의 마법 주문과 같습니다.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답을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즉 ‘질문의 질’이 곧 ‘결과의 질’을 결정합니다. 요술램프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요청하는가일 겁니다. 마찬가지로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가 답변의 깊이와 유용함을 좌우합니다.

생성형 AI에 정확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질수록 더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막연하고 추상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AI가 제공하는 답변 역시 모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명확한 질문은 마치 요술램프의 정확한 사용 설명서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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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AI 기술로 노벨 화학상 받은 개발자 허사비스

그리스계 아버지와 싱가포르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사비스 CEO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로 불렸습니다. 4세 때 처음 체스를 배워 6세에 런던 U-8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였습니다. 8세 때 받은 체스 상금으로 처음 컴퓨터를 산 그는 곧 프로그래밍에 빠져들었습니다.

고교를 일찍 졸업하고 15세에 영국 비디오 게임사인 불프로그에 개발자로 들어간 허사비스는 17세 때 전 세계적으로 크게 인기를 끈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만들어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후 케임브리지대에 들어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게임과 컴퓨터, 뇌과학 분야에서 학문과 현장을 자유롭게 오가던 그는 2010년 딥마인드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 개발에 뛰어듭니다. 딥마인드는 ‘딥러닝’을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며 발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이후 2014년 구글에 4억 파운드(약 7150억 원)에 인수됐습니다. 그 후에도 허사비스 CEO는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를 이끌며 AI 기술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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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손 맞잡은 윤.한, 김 여사 문제 전향적 해법 나와야

한 대표는 부담되는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특별감찰관제와 여야의정 협의체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부담되는 이슈란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뜻한다. 이와 함께 의료개혁 등 산적한 여러 현안들까지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요구를 경청하면서 자신의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이날 면담에서는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윤 대통령과 여당 입장에서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김 여사와 가까운 것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참모들의 인적 쇄신 등 ‘3대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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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우리, 팔레스타인

“미국이 원자폭탄 터뜨려서 해방시켜줬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은 해방됐을지 몰라도 우리 원폭 피해자는 해방이 됐습니까.” 몇달 전 경향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 말이 잊히지 않았다. 내게 해방은 1945년에 있었던, 지나간 사건이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아직 닿지 못한 역사였다. 해방을 너무 쉽게 말해왔음을 반성했다. 가자지구 집단학살 1년을 앞두고 열린 집회 제목은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였다. 스스로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해방을 모르고 해방의 연대자가 될 수 있을까?

일본이 조선을 점령해 조선인을 착취했다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해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했다. 점령당하지 않으려면 절멸당해야 했다. 1948년 시작된 일이다. 그러니까, 부모 잃은 아이들이, 피란 끝에 닿은 땅에 다시 집을 짓고, 자신의 운명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었으나, 다시 마을과 함께 불에 타고 부서져, 유언도 듣지 못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평생소원으로 물려받고, 다시, 물려줄 것은 똑같은 소원밖에 없는 부모가 되어, 눈앞에서 쓰러지는 아이를 보아야 하는 시간이, 역사라 이름 붙여도 된다면, 팔레스타인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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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대통령 탄핵 요건에 대한 검토 필요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당장 대통령 탄핵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탄핵요건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탄핵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탄핵절차는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갈등과 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전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

대통령 탄핵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이다. 요건도 까다롭다. 대통령이 실정(失政)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탄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탄핵소추를 했다가 기각되면, 오히려 정치적 혼란만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거대 야당 소속 정치인이 지금 시점에서 탄핵을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지금은 정치권 바깥에서 탄핵에 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대통령의 권력남용에 대한 견제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탄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식을 바꾼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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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스페이스X 부러워만 할 건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우주발사장에서는 ‘희한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날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높이가 120m에 이르는 지구 최대 발사체 ‘스타십’을 쐈다. 스타십은 연립주택처럼 1단과 2단 발사체가 수직으로 붙어 있는데, 1단 발사체인 높이 70m짜리 ‘슈퍼 헤비’가 임무를 마친 뒤 하늘에서 불을 뿜으며 낙하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추락’이 아니었다. 슈퍼 헤비는 발사대로 후진 주차를 하는 자동차처럼 되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더니 자신이 이륙하기 전 서 있던 발사대로 칼이 칼집에 꽂히듯 안착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도 등장한 적 없는 황당한 설정이 현실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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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죽음의 고비 넘긴 특별한 나무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우리나라의 아주 특별한 나무가 있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깊은 산골 마을인 용계리에 서 있는 은행나무(사진)다. 나무높이 31m, 가슴높이 줄기둘레 14m의 큰 나무인데,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건 규모가 아니라, 기적처럼 살아남은 생존 내력 때문이다.

700년 전에 뿌리 내리고 마을 당산나무로 살던 이 나무에 위기가 찾아온 건 1987년이었다. 임하댐 건설 계획에 따라 수몰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나무도 물을 피해 오랫동안 살아온 보금자리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나무는 옮겨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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