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제2의 ‘한강’을 기다리며

이제 대한민국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배출국이 되었다.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문학계나 출판계는 물론 전 국민이 환호하였다. 비교적 젊은 작가가 세운 이 거대한 기념비에 뜻밖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국민 모두가 이 첨단의 영상 시대에 활자 시대의 귀환을 예감케 해주는 반가운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그럴 만한 작가가 선택되었고 한국문학은 이제 ‘한강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한강의 수상을 결정한 스웨덴학술원은 그의 소설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만큼 그의 서사는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다룰 때에도 종종 ‘시’에 근접해갔다. 그의 문장은 독백이든, 대화든, 묘사나 서술이든, 그의 손가락과 심장에서 솟아나온 물 샐 틈 없는 목소리를 통해 촘촘하고 완벽하게 구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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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칼럼]한강, 문학과 역사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도 4·3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역사라면 제주 4·3이 공산주의자들의 경찰서 공격에 의해 촉발됐다는 사실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는 거두(去頭)하고 군경(軍警)에 의한 학살로 단도직입한다. 군경은 셰익스피어 비극 속의 맥베스 부인처럼 밑도 끝도 없이 처음부터 사악한 존재로 제시된다. 군경이 제주에서 특히 사악해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건 묻지 않는다.

물론 집단 학살이라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사실이 존재한다. 학살이 누구에게 더 책임이 있는지 따지게 되면 역사가 될 뿐 문학이 되지 못한다. ‘작별하지 않는다’가 주는 감동은 같은 시대를 다룬 선배 작가들과는 달리 이념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면서 학살의 고통으로 응어리진 한 가족의 상처를 가슴 아프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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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곳 될 해외 세종학당, 한글문화 확산 거점으로[기고/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외국인의 한국어 교육을 위해 운영해 온 세종학당은 2007년에 3개국 13곳에서 시작하여 2024년에 88개국 256곳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빠른 확산에도 불구하고 현지 수요가 넘쳐 상시 수강 대기자 수가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 256곳인 세종학당을 2027년에는 300곳까지 늘려 한국어를 통한 문화 확산을 도모할 방침이다. 최근 쿠바 아바나에 세종학당을 열었고, 하반기엔 칠레에 거점 학당을 설립한다. 금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3년 정도에 걸쳐 인공지능(AI) 선생님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R&D)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 개인 맞춤형 교육이 온라인, 컴퓨터,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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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체프응에티치와 한강

작가 한강이 국내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노벨상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감은 크게 좁혀졌다.

스포츠 무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한계로 여겨졌던 선이 무너지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지평이 열린다. 일종의 불연속적인 비약이 이뤄진다.

케냐의 여자 마라토너 루스 체프응에티치(체픈게티치)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 마라톤 대회에서 ‘마의 10분 벽’을 돌파했다. 남자 페이스 메이커들의 도움을 받은 체프응에티치의 2시간9분56초 기록은 앞으로 여자 마라톤 기록 경쟁의 기준값이 될 것이다.

남자 마라톤에서는 케냐의 켈빈 킵툼이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35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최초로 2시간1분 벽을 깼다. 킵툼은 자신의 훈련캠프 근처에서 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지만, 2시간에 바짝 다가서면서 남자 마라톤은 ‘마의 2시간’ 진입을 가시권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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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세상은 왜 그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폭력적인가

1970년대 후반 칼 세이건을 비롯한 몇몇 천문학자들은 성간 우주 탐사선 보이저호의 발사를 앞두고 두고두고 회자될 사랑스러운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린다. 그것은 외계인에게 지구를 소개하는 금속 레코드판을 별과 별 사이를 항해할 보이저호에 싣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골든 레코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레코드판에는 지구 사진과 인사말, 지구의 소리, 그리고 지구상 가장 아름답다고 선별된 일련의 음악이 실려 있다. 책 <지구의 속삭임>은 그 과정을 기록했는데 읽다보면 이 엉뚱하고도 순진한 프로젝트가 사람들을 얼마나 몰두하게 만들었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콧대 높은 유엔의 관료들도 한마디씩 덧붙이고 그들의 인사 뒤에는 지구의 또 다른 지적 생명체인 혹등고래의 노래소리가 흐른다.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대통령의 인사말이 실린 파트를 지나면 55개의 언어로 사람들이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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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프레임에 갇힌 국가재정, 출구는 어디?

국제통화기금(IMF)의 2022년 4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2024~2027년 기간에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2.42%였지만, 2024년 4월 전망치는 2.25%로 하락했다. 도대체 지난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IMF는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는가?

그동안 정부는 물가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고금리정책을 유지했고, 감세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에는 긴축재정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가계 소비와 정부지출이 위축되면서 내수기반이 취약해졌다. 더욱이 반도체 경기의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운데 기업의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지난 2분기에는 전기 대비 -0.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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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원의 말의 힘]라틴어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라틴어도 처음에는 가난했다. 그 시절에 로마인들이 했던 일은 그리스 작가를 모방하고 번역하는 것이었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 직후의 한글 작품 대부분이 <월인석보> <두시언해>와 같은 언해들이었던 한국어의 초기 상황에 비견된다. 아무튼, 일찍이 그리스어는 일상생활에서도 라틴어를 압도했는데, 카이사르는 브루투스의 칼을 맞는 순간에도 그리스어로 “아들아, 너마저(kai su, teknon!)”(수에토니우스 <아우구스투스전(傳)>, 82장)라고 했다고 한다. 시인 루크레티우스는 라틴어의 가난함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스인들이 발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라틴어로 포착하여 선명하게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네. 특히 처음 접하는 사태와 말의 가난함으로 인해 단어들을 자주 새롭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네.”(<사물의 본성에 대하여> 1권 137~139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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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칼럼]미 대선 결과와 한반도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예측불허의 박빙으로 흐르고 있다. 흔히 공화, 민주 양당의 대외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세계 최강 대통령을 뽑는 자리다 보니 세계인의 촉각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비극적인 소모전 늪에 빠졌고 중동 정세마저 전운이 짙어지자, 평화를 갈구하는 많은 이들이 미 대선을 더 주시하는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극단적인 갈등의 악순환에 빠진 남북관계 속에서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도 미국의 대선에 큰 관심을 둔다. 그리고 이처럼 관심이 커진 것은 기존 워싱턴의 문법을 거부하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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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강과 노벨 문학상 그리고 인문학

소설가 한강이 올해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반만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어난 꽃처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선사된 감격스러운 선물이며, 위로이자 축복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에 대해 “한강의 작품세계는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는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며,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라고 밝혔다.

2016년 5월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영미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때, 나는 한 칼럼에서 “그녀의 작품에서는 문화인류학적 따스한 정서인 인류애를 진하도록 느낄 수 있으며, 이것이 세계인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한민국의 가슴 아픈 거친 역사의 단면인 제주 4·3사건이나 광주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우리 민족의 삶과 죽음의 서사에서 인류 보편적인 휴머니즘의 실타래를 씨줄·날줄로 연결하여, 세계인의 이야기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근원적으로 그녀에게 사람의 본질을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인문학적 감성이 풍부하기 때문일 테다. 한강이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언제나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그리고 산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인간이라는 주제가 자신이 소설을 쓴 동력이라고 밝힌 것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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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ront — not fear — the witness stand

Park Su-ryeonThe author is head of the industry news department at the JoongAng Ilbo. The first state auditing season has arrived for the 22nd legislature formed in late May. From the witness list compiled by 15 standing committees, the JoongAng Ilbo discovered that 159 among 470 names are chairmen or part of the C-suite of companies, morr than last year’s toll of 95.

Businessmen will have to play the same old charade, waiting around for more than seven hours to answer a few simple questions lasting just a few minutes. Corporate personnel responsible for dealing with state and legislative affairs have to scramble from early in the morning to lessen the trouble for their bosses. Why does the legislature impose this annoyance on corprate leaders every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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