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평] 산업 양극화, 그 이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작년 상반기 때였다. 한 경제부처에서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과 향후 경제전망 및 정책에 대한 간담회가 있었다. 주요 경제연구소 및 국내외 금융기관의 이코노미스트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했었다. 당시 1분기 성장률은 1.1%로 속된 말로 ‘죽을 쑤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언제쯤 경기가 반등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참석자 모두 나름대로 각종 수치를 들며 열심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회의가 파할 때까지 필자가 한마디도 얘기하지 않자 장관이 필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한마디만 하겠다고 했다. 오늘 회의 참석자 구성에 문제가 있고, 정말 경기 반등 시점을 알고 싶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 같은 경제 전문가보다 반도체 전문가에 물어보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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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을새김] 우리의 바다거북은 어디에

바다거북은 수중 생활에 가장 특화한 파충류다. 거대한 허파를 지녀 4~7시간가량 잠수할 수 있고, 물속에서 잠을 잔다. 육지에선 몸통으로 체중을 견뎌야 하는 탓에 장기가 눌려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된다. 바다거북은 평생을 바다에서 살지만, 알을 낳을 때만은 육지로 올라온다. 그것도 자신이 태어났던 그 바닷가 모래밭으로. 이런 바다거북을 중국에선 하이구이(海龜)라고 부른다.

중국은 해외로 나간 인재들도 하이구이라고 칭한다. 넓은 바다에서 성장한 ‘바다거북’이 고향으로 돌아와 ‘멋진 알’을 낳아주기 기대하는 것이다. 하이구이를 끌어들이는 정책은 2008년 ‘첸런(千人) 계획’으로 대담해졌다. 중국 공산당은 해외 인재 1000명을 등용해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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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호의 시시각각] ‘김건희 예산’을 경계한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 현장.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에게 물었다.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과 감염병 전문병원 중 뭐가 더 중요한가?”, “어디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조 장관) “다 중요하다.”(지 청장), “근데 기획재정부는 마음투자 사업이 더 중요하단다. 질병청에서 수도권과 제주에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을 구축하겠다고 예비타당성(예타) 면제를 세 차례나 신청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그런데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단 한 번의 신청으로 바로 통과됐다.”(전 의원)

「 국민 마음건강 지원, 개 식용 종식 총사업비 수천억 사업 예타 면제 ‘과속 스캔들’이 좋은 정책 망칠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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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철 논설위원이 간다] 배추값 2만원 시대…기후위기에 재조명받는 토종 씨앗

국내 토종종자 보급의 산실, 토종씨드림 변현단 대표

「 전남 곡성 4000여 평 채종포 ‘은은가’에서 200여 종 길러 기후위기에 배추·감자등 타격…다양성 중시한 토종은 무사 45개 지자체 훑어 8000여 점 확보, 육종 거쳐 전국에 보급 이미 상업농 시대…완전 대체는 힘들어도 토종과 공존 모색해야 」

200여 종 작물을 품은 4000평 채종포

보성강과 섬진강이 갈라지는 곳에서 북쪽으로 솟은 통명산 자락에도 가을 색이 완연해졌다. 지난 8일 서울에서 5시간을 달려 전남 곡성군 석곡면 방송리에 닿았다. 마을회관에서 산 쪽으로 방향을 틀자마자 가팔라지는 소로를 따라 한참을 오르니 갑자기 탁 트인 농장이 펼쳐진다. 우리나라 토종 씨앗 수집과 육종, 보급의 총 본산인 ‘토종씨드림’의 채종포(採種圃)를 운영하는 농장, 은은가(隱誾家)다. 수확철을 맞아 평상에 널어 말리던 고추와 씨앗들을 손질하던 변현단(59) 대표가 농장을 함께 꾸려가는 구성원들과 반갑게 맞았다. 사무실에 앉기 전에 농장 소개부터 부탁했다. 볕 좋을 때 둘러보자며 변 대표도 선뜻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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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아세안의 새로운 협력 틀

한·아세안 관계 수립 35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의 마지막 단추가 채워졌다. 지난 10일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정상은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제 한·아세안 관계는 한·미동맹 바로 아래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까지 올라선 것이다.

아세안은 이미 한국 외교정책의 5강 중 하나다. 미·중 경쟁의 격랑 속에 우리와 유사한 딜레마를 가진 아세안은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다.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지역적 역할과 기여도 또한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시에 기존 협력 관계가 돈독한 아세안에서 출발한다. 우리의 무역, 투자에 있어 아세안의 중요성은 더 언급할 필요도 없다. 경제안보, 공급망 이슈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지금 아세안 국가가 가진 핵심 광물도 한국이 주목할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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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딥페이크 성범죄, 엄벌 기조 확립해야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소지, 구입, 저장하거나 시청한 사람을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이 지난 10일 의결됐다.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하자 반포 등을 목적으로 한 제작뿐만 아니라 단순 소지, 시청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도록 적용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그 외에도 딥페이크 성범죄물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구제책 마련을 위한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이 마련됐고,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를 통과했다.

이처럼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을 위해 여러 입법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처벌수위는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 성폭력처벌법 14조의2(허위영상물 반포)가 적용돼 진행된 재판 중 집행유예 선고가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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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의 퍼스펙티브]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외교에 선의는 존재하나

유럽은 왜 전쟁을 막지 못했나

‘눈먼 자들’. 프랑스와 독일은 러시아의 의도와 팽창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칼럼리스트 실비 카우프만이 출간한 책 『눈먼 자들(Les Aveugles)』(사진)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길을 열어주게 됐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의 과정을 복기한다. 진단은 냉엄하다. 대화와 경제적 상호의존이 평화를 담보해 준다는 원칙은 작동하지 않았다. 경고는 종종 무시됐다. 최악의 상황은 그럴 때마다 성큼 다가왔다.

「 프랑스·독일의 오판이 러시아의 침공 길 열어줬다는 비판 제기 선의에 기반한 외교, 권위주의 국가와의 관계에선 지속 어려워 대화와 교류가 평화 담보 못해, 냉철한 생존 본능이 외교의 근간 불확실한 국제 질서의 시대…동맹의 신뢰도를 높여서 대응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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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의 글로벌 기업 탐구] “지구가 주주”라는 파타고니아… 혁신 넘어 혁명 이끄는 기업

기존 거액 기부자들이 이윤 추구 결과 창출한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이었던 반면 쉬나드는 경영 과정 자체를 환경운동으로 인식하고 모든 상품의 제조에 친환경, 재활용, 유기농 원자재를 사용한다. 또 공동체적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고용 안정과 복지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납품 업체 종업원들의 복지도 적극 지원하며, 이익 여부와 상관없이 매년 매출의 1%를 기부해 왔다.

파타고니아는 완벽한 품질에 집착한다. 완성품뿐 아니라 천과 실까지 재활용하려면 품질이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유행에 따라 입고 버리는 의류와 품질이 다르다. 고객들도 완벽한 품질을 신뢰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한다. 또 파타고니아는 다양한 혁신으로 업계를 선도했다. 1984년 개발한 가볍고 따듯하며 부드럽고 견고하면서 땀을 잘 흡수하는 인체 친화적 섬유 ‘캐필린’은 글로벌 의류산업 전체를 획기적으로 바꿨다. 캐필린을 통해 야외활동에서 얇은 옷 여러 벌을 겹쳐 입는 ‘레이어링’ 패션이 전 세계에 대중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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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미칼럼] 대한민국의 품격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뜻밖의 낭보는 24년 전 겨울 노르웨이 오슬로 거리를 떠올리게 했다. 2000년 12월10일 오슬로 시청에서는 김대중(DJ)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현지 취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오슬로 시민과 교민 수백명이 횃불을 들고 시가행진을 벌인 장면이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멈춘 곳은 김 대통령 부부가 머물던 그랜드호텔 앞이었고, 관례에 따라 김 대통령은 호텔 2층 발코니에 나와 환영 인파에 손을 흔들었다. 그때 누군가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먼 이국의 거리에서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끝나는 애국가를 듣자니 가슴이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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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홍콩은 추억으로만 남게 될까

“사람 많은 곳에서 만나야 돼!”

같은 방을 쓰게 된 모녀에게 이런 의견을 이야기하며 왜 굳이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탔는지를 물었다. 딸이 밤에 노트북으로 일을 해야 해서 기차를 탄 것이고, 돌아갈 때는 비행기를 이용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런 특이한 경우 외에는 사실상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노선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노선 개통 때 일각에서 제기된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왜 나왔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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