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주말 내내 대형 서점에 한강의 책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등 ‘한강 열풍’이 불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그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흥행 성공과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K팝 인기에 이어 한국문학이 세계 중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
[Read More][사설] 위기의 ‘근해어업’ 살리기 한일어업협정 해결부터
기후변화가 바다를 덮치고 있다. 올해 18월 주요 근해어업(1090t 어선)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1~48% 줄었다. 생산량 감소는 소득 감소로 직결된다. 업종별 생산금액은 오징어·삼치를 많이 잡는 대형 쌍끌이가 798억 원에서 516억 원으로 35% 가까이 내려앉았다. 오징어는 동해에서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올해 어획량이 75% 급감했다. 중형서남구쌍끌이(-32.8%)와 근해채낚기(-21.2%)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은 생산금액이 1562억 원에서 1292억으로 270억 원 떨어졌다. 바다는 어민 생계터전이자 식량안보기지라는 점에서 국가적 위기다.
최근 55년간 국내 해역의 표층수온은 지구 평균보다 약 2.5배 높게 상승했다. 바다가 뜨거워지면 잡히는 어종이 크게 변한다. 먹이사슬의 하단인 멸치 어획량 감소는 생태계 변화를 드러내는 징후다. 멸치잡이 어선 상당수는 사료용 정어리를 잡아 외국인 선원 인건비를 감당한다. 고수온으로 늘어난 해파리가 혼획돼 조업에 차질을 빚는 일은 다반사다. 고공행진하는 기름값은 어민 숨통을 죈 지 오래다. 선박용 유류는 2020년 10월 한 드럼(200ℓ)당 7만9910원에서 올해 15만6500원으로 두 배 올랐다.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폐업하려는 선주가 증가하는 이유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어선 136척 중 55%(74척)가 내년 감척을 희망했다. 감척도 쉽지 않다. 줄어든 어획량에 비례해 정부 보상금이 적어지는 구조 때문이다. 어민들은 “빚잔치 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Read More][국제칼럼] 비팜(BPAM), 그리고 창의를 연결하는 도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1일 끝났다. 올해 BIFF를 취재하며 필리핀에서 끝내주는 영화 ‘조용한 경청’(The Hearing)을 들고 온 로렌스 파하르디 감독, 카자흐스탄에서 멋진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생강 쿠키’(Gingerbread of Her Father)를 가져온 알리나 무스타피나 감독, 네팔 영화 ‘경찰관, 푸자’(Pooja, Sir)와 몽골의 ‘트레버스티’(Travesty) 제작진을 만나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영화 ‘지옥만세’를 만든 임오정 감독, ‘밀수’의 강혜정 제작자, ‘터미네이터’를 해설한 화학자·작가 곽재식 등이 무대에 직접 올라 들려준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다. GV(관객과 영화 출연진·제작진의 대화) 없이 작품만 상영한 잠비아의 ‘뿔닭이 되는 것에 대하여’(감독 룬가노 뇨니), 아이슬란드의 ‘빛이 산산히 부서지면’(감독 루나르 루나르손) 또한 부산에 앉아 세계를 만나게 해주었다.
[Read More][메디칼럼] 마음 건강도 미리 검진합시다
건강검진 예약이 가장 많은 숨 가쁜 아침 시간이 지나 한숨 돌리고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넘기고 있을 무렵이었다. “다음 ○○○씨~ 들어가세요”. 갓 성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앳된 청년이 미소를 머금고 들어왔다. 청년보다 소년에 더 가까운 그에게, 음주력과 흡연력을 물어보기 민망한 마음이었는데, 건강검진에서 흔히 물어보는 질병력, 건강행동, 가족력 등의 질문에 대해 서글서글한 음성으로 명랑하게 대답했다. 그래, 이 나이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었다.
상담을 마무리 하며 “요즘 마음은 좀 어떠세요?”라고 가볍게 던진 질문에 이 청년의 밝은 얼굴이 점점 붉게 물들었다. ‘마음이 많이 힘들다, 취업 친구 가족 무엇하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아! 그의 우울증 설문지를 급히 살펴보니 위험군에 가까운 점수였다. 아픈 마음을 호소하던 그는 바깥에 나가기 힘들어 집에만 있다고 얘기하면서부터 눈시울이 젖었다. 가족이 있지만 취업 준비를 위해 혼자 살고 있는데, 식사가 부실하고 잠도 불규칙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이었다. 취업공부도 인터넷으로 하고, 밥도 배달음식으로, 친구도 없고 밤낮이 바뀐 상태였다. 취업에 실패를 거듭하니 가족 보기 민망해 더 고립되고 있었다. 우선, 하루 한번 산책하기를 권했다. 커피를 집에서 마시지 말고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사먹으라고. 그걸 위해서라도 하루 한 번은 외출을 하게 하고 정기적인 정신과 상담을 권장했다.
[Read More][ESG칼럼]기후대응, 돈과 기술 기후테크가 필요하다
현재 기후위기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데이터는 넘쳐나지만 이를 인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다. 그러나 ‘기후테크(Climate Tech)‘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서 ‘최적가용기술(BAT)‘이 지속 발전하며 녹색 경제활동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기술은 자연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막대한 돈과 투자가 필요하다.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자들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화학적 처리로 재활용해 새로운 연료나 화학물질을 만드는 기술이 논의되고 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 시멘트, 화학 공정 등에 적용할 수 있어,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을 저탄소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Read More]정부·여당이 조세 저항을 선동하는 ‘막장 정치’ [아침햇발]
정남구 | 선임기자
정치인에게 표는 중요하다. 선거에서 지고서는 추구하는 가치나 정책을 실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익집단들은 이를 잘 활용한다. 몰표를 주겠다며, 새 이권을 요구하거나 특권을 지키려 한다. 주식 투자자 수가 크게 늘어난 오늘날, 이른바 ‘큰손’들은 자신들에게 해로운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주식을 파는 것만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주가 하락’을 싫어하는 다른 투자자들의 동조를 얻어내기 쉽기 때문이다.
얼마 전 물러난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21년 9월29일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주식 양도차익이나 배당금에 20%를 매기는 금융소득과세(우리나라의 금융투자소득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일본은 1989년에 이를 도입했다. 세율이 20%로, 다른 소득에 높은 누진세율(33%, 40%)을 적용받는 고소득자들에겐 상대적으로 가볍다. 기시다는 형평에 맞게 고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에 불만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기시다 취임 전후 8일 연속 주가가 떨어졌다. 그는 결국 “당분간 생각하지 않겠다”고 물러났다. 나중에 주가는 폭등했지만 ‘당분간’은 ‘영원히’가 됐다.
[Read More][데스크 칼럼] 노벨상 휩쓴 AI, 한국의 제2 식민지화 부를지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맛을 구별할 수 있는지 물으면 대부분 당연하다고 답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2004년 미국 베일러 의대의 리드 몬태규 교수는 신경과학 권위지인 ‘뉴런’에 브랜드가 뇌를 속였지, 혀로 구분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눈을 가린 채로 콜라를 맛보게 하면 예상과 달리 코크, 펩시를 선호하는 비율이 거의 반반이었다. 시장 점유율과 달리 동전을 던져 앞뒤가 나오는 비율과 비슷했다.
그런데 시음에 앞서 콜라 캔 사진을 아주 짧게 보여주면 코카콜라를 선호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연구진은 실험 도중 피실험자의 뇌를 촬영했다. 눈을 가리면 뇌에서 미각 영역만 제한적으로 반응했지만, 상표를 보여주면 뇌에서 정서나 기억, 학습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발하게 작동했다. 소비자는 맛보다는 브랜드를 떠올려 특정 콜라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Read More]부산한 마음과 긴장과 화를 가라앉히는 가장 빠른 길
들이쉬고 내쉬고들이쉬고 내쉬고들이쉬고 내쉬고
깊이 천천히편히 고요히자유롭게 평화롭게아름답게 부드럽게
지금 이 순간바로 여기에서맑고 향기롭게밝고 지혜롭게착하고 바르게
미소로 친절로사랑하며 감사하며나누며 누리며
들이쉬고 내쉬고들이쉬고 내쉬고들이쉬고 내쉬고
요즘 즐기는 나의 호흡법입니다. 2,600년 전 붓다가 가르친 오리지널 버전에 틱낫한 스님과 법정 스님의 말씀을 섞고, 제 나름으로 몇 가지를 더했습니다.
마음이 부산하거나 어수선할 때, 긴장되거나 화가 날 때 꼭 따라 해보시길. 분명 효과가 있을 겁니다. 한두 번 하면 금세 맑아질 겁니다. 서너 번 하면 점점 밝아질 겁니다. 대여섯 번 하면 아주 평안해질 겁니다. 그 이상 하면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미소로 배어 나올 겁니다. 한 송이 꽃처럼 향기롭게! 그럼 따라 해 보시죠.
[Read More]4.3의 악인들, 이승만과 서북청년단
[하성태 기자]
기획전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전은 ‘시사만화가 22인이 본 25개의 4.3’이란 주제를 통해 4.3을 대중적이고 의미 있게 소개한다는 취지입니다. 전국시사만화협회 소속으로 다수 협업 작가들이 참여, 묵직하고 뜻 깊은 4.3 소재 만평 및 만화 전시 작품들을 연재를 통해 소개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4·3 행사 관련 최초로 전국시사만화협회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제주4·3평화재단과 재경제주4·3피해자및희생자유족회가 공동으로 주최합니다.
이제야 한강을 처음 읽는 사람…기대 그리고 걱정 [노원명 에세이]
그다지 겸손하게 들리지 않는 부친의 ‘무슨 잔치’ 발언을 빼면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반갑고 기쁘다. 한국인의 맹렬한 인정 욕망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중요한 타이틀을 다 수집해서 그에 K타이틀을 달아 보관하는 일종의 수집벽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갈망이 충족되지 못할 때 마다 공동체가 내뱉는 탄식과 신음은 참으로 요란했다. 그중에서도 값비싼 ‘잇템’이었던 노벨 문학상을 거두었으니 그만큼 한국인은 편안해질 수 있다. 황금종려상, 아카데미상은 이미 창고에 보관돼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그에 대해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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