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무원, 엘무원, 현무원, 슼무원….
일자리를 연구하며 최근 1~2년 사이 부쩍 자주 들은 말이다. 재벌 대기업 이름과 ‘공무원’의 합성어로, 거기서 하는 일이 공무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10여년 전부터 유행한 ‘월급루팡’과 비슷해 보이지만 쓰임이 약간 다르다. 월급루팡은 주로 연봉은 많지만 하는 일은 없어 보이는 관리자들을 지칭한다. 그에 비해 ‘○무원’은 그 기업 직원들이 실망과 자조를 담아 스스로를 부르는 말이다.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것은, ‘대기업 정규직’이 꿈의 일자리인 것은 단지 연봉이 높고 워라밸이 좋아서, ‘네임밸류’가 있어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하고 혁신적인 일을 하는 기업의 일원이 되어서 나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들도 존재한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내부에 혁신은 보이지 않고, 비효율적 의사결정에 대부분의 시간을 써야 하고, 그랬는데도 결국은 윗사람 말 한마디로 모든 게 결정되는 경험을 하다 보면 ‘그냥 공무원처럼 일하고 워라밸이나 챙기자’고 자조하게 되는 것이다. 요 며칠 사이에는 ‘삼무원’ 단어가 언론에 집중적으로 등장했다. 잠정 실적 발표 뒤 삼성전자 위기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와중에서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이 실적 저조에 대해 사과하면서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을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한 말은 조직 내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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